국회법 개정안의 날치기 처리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여야협상 창구인 총무들끼리는 ‘동병상련’의 정을 주고 받고 있다.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총무는 3일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초선의원들의 항명출국 파동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정총무의 복잡한 심경을 위로했다.
이날 통화에서 한나라당 정총무는 “잠은 좀 잤어요”라고 물었고, 이에 민주당 정총무는 “정총무 같으면 잠을 제대로 잘 수 있겠습니까”라고 푸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로니컬 한 것은 꼭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한나라당 정총무가 ‘국회법 개정안 긍정 검토’ 발언으로 당내의 집중포화를 얻어맞자 민주당 정총무가 위로전화를 걸어 비슷한 내용의 통화를 했다는 사실.
4선(정균환)과 5선(정창화)의 다선 총무인 두 사람은 여야가 대치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 서로를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으로 인정하는 등 만만찮은 궁합을 과시해온 사이.
한나라당 정총무는 “바둑도 초급자가 싸움 바둑을 둔다”면서 “두 사람 모두 국회밥을 10년 이상 먹었기 때문에 상대방 수가 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오히려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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