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19세 동갑내기 이천수(고려대) 박지성(일본 교토퍼플상가) 최태욱(안양 LG)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FIFA 집행위원회가 3일 밤(한국시간) 한국에게 안겨준 선물은 크게 두 가지.내년 5~6월 컨페더레이션(대륙간컵) 대회의 한·일 공동개최와 함께 올림픽에 나간 선수는 19세 이하 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을 없앴다. 따라서 이들 10대 삼총사가 9월 시드니올림픽과 11월 이란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연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림픽과 청소년대표를 겸할 수 없다는 FIFA 규정은 올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한국축구의 발목을 붙잡았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회장이 5월부터 줄곧 아시아축구연맹의 동의를 얻어 이 규정의 개정을 요구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욕심 많은’ 10대 축구 꿈나무에게도 둘중 하나만 강제하는 규정은 ‘가혹’했던 게 사실. 국가대표 허정무감독과 청소년대표팀 조영증감독 모두에게도 다행스러운 낭보였다. 두 감독은 이천수 등을 놓고 서로 눈치를 봐왔다.
이천수는 5월 유고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축구천재’로 명성을 얻었고 지난 달 28일 한·중전에서도 천금같은 어시스트로 결승골을 합작해 가치를 재확인했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이천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나 게임메이커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청소년대표팀을 따라 금강산에서 극기훈련을 하고 4일 돌아온 이천수는 “두 대회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기뻐했다.
10대 최초로 해외진출의 문을 연 박지성은 지난 해 올림픽팀과 명지대와의 연습경기에서 허정무감독이 발굴한 진주. 허정무감독의 신임은 절대적이다. 5월 일본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한 박지성은 감각적인 패싱력과 시야로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교토가 국제축구 관례를 무시하면서까지 박지성이 필요하다며 한·중전 대표팀 차출보류를 요구했을 정도로 팀의 신임도 굳혔다. 아시아축구연맹은 FIFA의 이번 개정에 따라 조만간 올림픽 예선전 출전선수도 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어서 박지성은 청소년대표 유니폼을 입게 될 전망이다.
부평고 시절부터 이천수와 함께 초고교급 선수로 각광을 받은 청소년대표팀 공격수 최태욱. 그 역시 올림픽대표팀의 공격력에도 힘을 보태고 있는 알토란같은 선수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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