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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 선택/ '고어 저격수' 체니 공식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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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 선택/ '고어 저격수' 체니 공식데뷔

입력
200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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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가 공식데뷔했다'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 퍼스트 유니언센터에서 열린 사흘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은 부통령후보로 공식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면서 '부시의 일꾼’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체니는 이날 1992년 선거에서 앨 고어 후보가 사용했던 구호를 원용, "민주당이 집권한 지난 8년간의 헛바퀴는 이제 다 돌아갔다”며 "이제는 클린턴과 고어가 떠나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체니는 "부통령 후보가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으나 다시 정치무대에 복귀했다”면서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용기와 비전과 선의를 지닌 부시 주지사의 곁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날 밤 10시 아내 린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체니는 시종 진지한 목소리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집권 청사진을 펴보이고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8년간실정에 비난의 날을 세웠다.

그의 연설은 비교적 평이한 톤이었지만 앨 고어를 비난할 때 당원들은 잇단 박수갈채로 호응했다. 이날 그는 몇 차례나 클린턴과 고어를 직접 거론하며 원색적 공격을 퍼부어 눈길을 끌었다.

분석가들은 부시진영이 이날을 기해 고어에 대한 정면공격을 개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클린턴 대통령이 부시 부자를 인신공격하는데 대해 부시 주지사 대신 체니가 대항마로 나서기로 역할 분담을 한 것이라는 견해들이다.

체니후보는 그러나 전날 연사로 나섰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에 비해 여러모로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1988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전을 치른 이후 공직 선거에 처음 나선 그는 12년간의 공백이 부담이 된 듯 대중연설 '기술’을 능란하게 발휘하지는 못해 전반적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는 맥케인처럼 박수를 자유자재로 유도하는 식의 장악력은 발휘하지 못했고 연설에 고저 장단이 없는 데다 손동작마저 일체 없이 다소 지루하게 연설을 이어갔다.

전체적으로 체니의 연설은 고어에 대한 비난을 제외하고는 일반유권자나 부동층을 상대로 뚜렷한 호소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날 그의 데뷔연설에 대해 "부시가 체니를 선택한 것은 어차피 선거전에서 대중인기를 얻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하고 "그는 집권이후 부시를 도와 행정부의 일을 하기위해 선택된 사람이고 그는 그럴만한 역량이 충분한 사람" 이라고 평가했다.

이에앞서 공화당은 대의원들의 예비선거결과 집계를 통해 부시 주지사가 전체 대의원 2,066명의 과반수인 1,034명 이상을 확보했음을 확인하고 그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지명했다.

한편 부시 주지사는 최근 두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석권했던 오하이오주 등 6개주 순회유세를 마친 후 이날 오전 필라델피아에 도착했다. 부시 주지사는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3일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할 예정이다.

/필라델피아=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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