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스의 ‘이탈리안 드림’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클럽에 입단한 안정환(24·페루자)은 3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북부 보르미오에서 벌어진 3부리그 보르미에세와의 평가전서 4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2_0 대승을 이끌었다.빗 속에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안정환은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인 왼쪽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해냈다.
지난달 31일 2부리그 몬차와의 친선경기(1_2 패)에서 45분을 뛴 뒤 사흘만에 다시 실전에 투입된 안정환은 두 경기 모두 기대이상의 플레이를 펼쳐 10월1일 개막전부터 주전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두 경기를 모두 관전한 알렉산드로 가우치구단주와 코스미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얻은 것이 큰 소득으로 평가된다.
안정환 스카우트에 직접 결정을 내린 가우치구단주는 몬차와의 경기에서 안정환이 좋은 플레이를 보일 때마다 주변의 관계자들에게 “저 것 봐라, 정말 기대되는 선수다”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 3일 경기서도 안정환의 절묘한 패스와 날카로운 슈팅이 계속되자 ‘브라보’를 연발하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상대가 약팀이긴 했지만 안정환은 전반 33분 이탈리아 무대에서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16분과 23분 릴레이 골을 작렬,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또 후반 35분 페널티킥 찬스에서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키커로 나서 깨끗하게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이날 최다득점인 5골을 기록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부키의 득점은 대부분 안정환의 도움에서 비롯됐다.
안정환은 “지난달 25일 입국 후 이제 시차에 완전히 적응했다. 훈련을 재개한 지 얼마되지 않아 컨디션은 아직 정상이 아니지만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기 시작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안정환은 왼쪽공격형 미드필더나 최전방 스트라이커 바로 아래에 포진하는 포워드로 나설 전망이다. 안정환은 왼쪽 미드필더를 원하고 있으나 상대팀에 따라 전술을 바꾸는 코스미감독은 포워드쪽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안정환 성공가능성 얼마나 될까?
안정환의 이탈리아무대 성공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페루자구단은 일본의 나카타를 300만달러(약 33억원)에 데려와 1,200만달러에 AS 로마로 이적시키는 등 선수마케팅에 전문적인 팀이다.
안정환의 이적을 중재한 안종복 전 부산대우단장에 따르면 안정환의 이적 역시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앞으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주전으로 뛰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에게 ‘세금 제외한 연봉 45만달러, 1년후 제 3구단 이적시 이적료 250만달러 지급’등 페루자의 주전급 대우를 해준 이유는 안정환마케팅에 그만큼 자신이 있기때문이라는 게 안 전 단장의 설명이다.
특히 가우치구단주가 직접 선택한 카드이기에 앞으로 안정환에 대한 지원은 팀 전술적인 차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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