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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마당/ 진짜 우리들 축제, 친구들아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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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마당/ 진짜 우리들 축제, 친구들아 모여라

입력
200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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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방학에도 청소년을 위한 공연이나 축제가 많이 열리고 있다. 나는 몇개월 전부터 10∼12일 여의도에서 열릴 ‘청소년 문화예술축제2000’을 기획하고 있다. 무늬는 청소년 축제지만, 청소년들은 구경꾼에 불과한 그런 축제는 싫어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기획도 하고 진행도 하는 진짜 청소년축제를 만들어 보자며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대학교 1학년생까지 전국에서 모여 준비를 하고 있다.하지만 학생이라는 이유로 준비과정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협찬사를 구하기 위해 일일이 발로 뛰어 찾아갔지만 여러번 퇴짜를 맞았고, 회사 홍보팀을 찾아간 우리들에게 “공부할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이냐”며 꾸짖는 어른들도 많았다.

또 어렵사리 협찬을 약속한 회사들도 아무래도 우리 축제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기에 정말 필요한 현금지원에는 까다롭기만 했다. 더구나 최근 문화관광부에서 우리 행사 직후에 같은 성격의 행사인 ‘유스페스티벌2000’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뒤 그나마 내비치던 협찬 약속도 유보된 상태다.

청소년들의 축제를 청소년이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데 어른들은 말로만 다양한 체험을 하라고 하고 막상 필요할 땐 왜 도움을 안주는 것인지, 또 정부는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행사에만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사실 방학기간 친구들은 대학입시를 목표로 학원이다 과외다 하며 공부를 하고 있을 시간에 이렇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불안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은 경험하지 못한 값진 경험을 하면서 좀 더 성숙해진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부모님께선 벌써부터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돈과 권력의 힘을 알게 됐다고 걱정하시지만 이번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의 융통성과 부모님들이 사회와 부딪치며 얼마나 고생하시고 계신지 느끼게 되어 돈을 쓸 때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됐다.

절대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난 이번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꼭 멋지게 성공시켜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어른들께 우리 청소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또래 친구들도 많이 찾아와 우리가 마련한 축제의 주인공이 돼 줬으면 좋겠다.

/김윤희 이화여고2

‘1318마당’에 글이 실린 청소년에게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도서상품권을 드립니다. e-메일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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