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 복용혐의를 강력 부인하며 세계육상경기연맹(IAAF)과 1년여간 지난한 투쟁을 벌여온 높이뛰기 세계기록(2㎙45) 보유자인 하비에르 소토마요르(32·쿠바)의 시드니올림픽 출전이 가능하게 됐다.세계육상경기연맹은 3일(한국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약물문제를 다루는 특별위원회 회의를 갖고 지난해 7월 팬암게임에서 코카인 양성반응을 보인 소토마요르의 선수자격 정지기간을 2년에서 1년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약물추방의 첨병역할을 해온 IAAF의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다. 비록 코카인 복용혐의자체가 풀린 것은 아니지만 소토마요르는 자격정지기간 단축으로 이달부터 모든 대회 출전이 가능해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 또 한번의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세계육상경기연맹측은 “소토마요르가 지난 15년간의 선수생활동안 300차례의 도핑테스트에서 음성판정을 받았고 시드니올림픽이 그의 마지막 출전이 될 것이라는 인간적인 배려가 있었다”고 자격정지 단축에 대해 설명했다.
소토마요르는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이 ‘서방세계의 음모설’을 주장하고 쿠바시민들이 잇딴 반대시위를 벌이는 등 그의 신원(伸寃)을 위해 국가적인 대응을 할 정도로 쿠바의 국민영웅.
백인이 주도해온 남자높이뛰기 판도를 1980년대 후반부터 뒤흔든 소토마요르는 88년 2㎙43을 시작으로 89년(2㎙44)과 93년(2㎙45) 잇따라 기록을 경신했으며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 93·97년 세계선수권대회 1위, 89·93·95·99년 세계실내대회 우승 등 모두 7차례 세계대회 정상에 올라선 20세기 육상스타중 한명이다.
최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시범경기서 2㎙30을 가뿐히 넘은 소토마요르는 “이제는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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