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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도 남아도 통일꿈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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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도 남아도 통일꿈은 하나"

입력
200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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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떠나는 자와 남는 자'“이제 엄마는 봤으니, 30년 동안 못 본 아들 딸을 보아야지…. 가서 잘 하고 살아라.

애들도 재롱 떨고 한참 재미있을 때 떨어졌으니…” 9월초 북한으로 돌아가는 비전향 장기수였던 신인영(71)씨를 30년간 옥바라지한 어머니 고봉희(91)씨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6·25 때 월북해 결혼한 뒤 북쪽에 가족을 놔두고 1967년 어머니를 보기 위해 남한으로 왔다 체포돼 30년을 복역한 신씨. 1998년 출소한 신씨는 미리 이별 연습을 하자는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떨군다.

MBC는 4일(금) 오후 9시 50분 방송하는 ‘스페셜_떠나는 자와 남는 자’에서 6·15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에 따라 비전향 장기수였던 80여명 중 9월초 북한으로 귀환 예정인 59명과 한국에 남을 사람들의 심경을 살펴본다.

카메라는 첫 장면에서 비전향 장기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7월 1일의 한 결혼식장을 잡는다. 남파 간첩으로 43년 간을 복역하고 1995년 출소한 안학섭(70)씨의 결혼식이었다.

안씨는 북한행을 포기하고 남한에서 생활하며 남은 생을 통일과 아내를 위해 살겠노라고 다짐하는 결혼식 선언을 한다. 그리고 떠날 동료들에게 따뜻한 손을 건넨다.

이어서 자신이 떠나면 먹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먹을 것이라며 고구마 밭을 매는 함세환(68)씨, 중풍에 걸려 고생하면서도 남한에서 떳떳하게 살다 간다는 김인서(74)씨, 5년 전 일본 단체가 북한에 있는 자신의 가족 생활을 담은 비디오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김영태(70)씨 등 북한행을 결정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북한행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통일이다.

남한에서 생활한 것처럼 북한에서도 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함세환씨의 심경은 북한행을 결정한 비전향 장기수들의 마음이다.

1개월에 걸쳐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강국 PD는 “비전향 장기수들은 분단의 아픔이자 비극의 상징이다.

이념의 차이로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잊혀진 비전향 장기수들의 존재 의미를 조명하는 것은 분단을 극복하는 또 다른 길일 수 있다는 생각에 다큐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에선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와 편지 등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북한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도 있다면, 남으로 돌아와야 할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정원에 따르면 343명의 국군 포로 생존자와 454명의 납북자가 북한에 남아 있다”는 자막으로 이 프로그램은 끝을 맺는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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