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제4기 경제팀 출범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아직까지는 현 경제팀중에서 몇명이 ‘생존’할 지, 누가 새로운 멤버로 가세할 지는 불분명한 상황. 그러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경제팀 성패의 열쇠는 ‘3두 마차’인 재정경제부장관-금융감독위원장-경제수석의 역할분담과 호흡에 달려있다는 것이 관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우수팀은 1기팀
가장 팀웍이 잘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 팀은 이규성(李揆成) 재경부장관-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강봉균(康奉均) 경제수석으로 짜여졌던 초대 경제팀.
오랜 경륜과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의 이규성 장관은 경제팀 좌장으로 가장 적임이었고, 이헌재 위원장의 탁월한 시장감각과 두뇌회전은 시장과 호흡하며 복잡한 ‘구조조정 방정식’을 풀어가는데 최적임자였다는 것이다.
또 기획·조정능력이 돋보이는 강봉균 수석은 부처업무를 종합조정하고,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가장 적임자였다는 평가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 사람은 위기상황속에서 서로의 분담된 역할에 충실했고 이 때문에 잡음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2,3기팀의 단명
2기팀은 8개월만에 중도하차했다. 사유는 팀장인 강봉균 장관의 총선출마 차출. 경제와는 무관한 이유로 경제팀이 교체된 셈이다.
이헌재 재경부장관이 이끄는 현 3기팀이 경질될 경우 7개월로 수명이 끝나게 된다. 경제철학과 아이디어를 정책에 제대로 반영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1기에 비해 확실히 하모니가 부족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위기상황을 벗어나면서 부처간, 장관간에 역할분담이 흐려졌고, 이 때문에 말을 바꾼다, 삐걱거린다는 얘기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새 경제팀은 무엇보다 1기때처럼 각자 해당직책에 맞는 자질, 예컨대 재경부장관은 경륜과 종합조정능력, 금감위원장은 시장감각 등을 갖춘 인물이 인물이 등용돼야하며, 확실한 역할분담속에 호흡일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자출신의 성공가능성
일각에선 제4기 경제팀에 ‘학자그룹’의 입각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관가에선 “학자 1, 2명이 ‘홀홀단신’으로 경제팀에 들어와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
현 정부 출범초 경제수석에 임명됐다가 곧바로 정책기획수석으로 교체됐던 김태동(金泰東)수석이나, 금감위 부위원장에서 중도하차했던 윤원배(尹源培)교수가 그 대표적인 예. 한 인사는 “학자들의 생각은 관료사회에서 좀처럼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며, 자칫 ‘왕따’당하기 쉽다.
학자출신이 착근하려면 아예 실무진까지 다수가 함께 들어와 조직을 장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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