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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인의 항명'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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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인의 항명' 신선하다

입력
200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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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이강래 정범구씨등 민주당 초선의원 3명의 ‘항명’은 신선하다. 후덥지근한 더위에 한자락 시원한 소나기같은 느낌을 받는다. 왜 일까. 민생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정국 주도권 다툼을 위해 당리당략적 ‘수(數)의 정치’만을 추구하는, 오늘의 정치권 행태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기 때문이다.일부에서는 3인의 항명에 대해 평소의 불만이 작용한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3인은 성명을 통해 “야당의 극한 반대속에 더 이상 여당만의 단독국회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더 분명한 소신은 없다.

결과적으로 3인은 미국행이라는 행동을 통해 여당 단독국회를 원천적으로 막은 것이다. 386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정치권의 새피’들은 이번 3인의 항명에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짐작된다.

16대 개원이후 국회가 한 일은 자민련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날치기 상정한 것밖에 없다는 비아냥이 도처에서 들린다. 날치기로 인해 추경예산안 정부조직법개정안 금융회사지주법안 등이 뒷전으로 밀려 났는데, 이 법안들이 자민련의 체면유지 보다 덜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우연찮게도 날치기 파동이후 국회 주변에서 일고 있는 코미디극들은 우리 정치의 낙후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도대체 한 사람의 골프를 위해 본회의를 열고 닫는 국회가 이 세상 어디에 있는가. 이런 것이 바로 數의 정치 결과물이다.

국회 운영의 책임은 야당에도 똑같이 있다. 야당은 여당이 의결정족수를 못채워 국회가 개점 휴업상태가 된 것을 마냥 즐겨서는 안된다. 본회의 의결정족수는 야당에서도 얼마든지 채울 수 있다.

3인의 항명을 놓고 쿠데타 운운하며 마치 여당의 분열을 부채질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야당내에 이런 의원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여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화를 재개, 국회가 파행을 멈추고 본래의 생산적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여야가 한발짝씩 양보하면 타협은 쉽게 이뤄지리라 본다. 이미 한나라당이 당초의 날치기에 대한 원천무효 주장에서 한발 후퇴, 요구조건을 완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당도 국회법의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상정안보다 상향조정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타협은 어렵지 않으리라 본다. 국회가 무작정 노는 것은 국가적 에너지의 낭비다. 기왕에 열려있는 국회, 여야는 하루빨리 정상화 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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