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에서 미국의 달러화를 공용화폐로 도입해야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유로에 이은 거대 단일통화권 탄생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아직은 학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논의지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활성화와 더불어 실물경제부문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NAFTA에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내년 발족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달러화 도입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단일통화가 생산성 향상과 국민생활수준을 현저하게 증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한다.
토론토 스코티어 은행 경제자문인 앤드류 파일은 "캐나다는 지난 10년간 미국의 생산성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으나 단일통화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캐나다 경제가 상당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이 단일통화 도입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는 미국에 2,200억 달러 상당의 공산품을 수출했으며, 이는 캐나다 총수출의 85%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동안 캐나다 달러가 미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유지함에 따라 수출이 안정적이었지만 만약 강세로 돌아선다면 곧바로 수출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세금혜택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캐나다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환율손실을 메우기 위한 지출이 만만챦은 형편이다.
이처럼 캐나다 경제의 근간인 대미교역 및 투자유치의 안정을 위해서는 환율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는게 단일통화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단일통화를 도입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에 종속되는 등 통화정책의 자주성이 상당부분 상실될 것이라는 반론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캐나다는 경제정책에 관한 주요기구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아울러 외부적 충격에 대한 대처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나 이듬해 닥친 유가불안을 캐나다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저금리정책으로 버텨냈지만, 단일통화의 도입은 이같은 정책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치권도 아직은 미온적인 반응. 캐나다 국민은 정서적으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에 대단한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데다 프랑스계가 주류인 퀘벡지역의 반발을 감당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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