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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아닌 인간…그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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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아닌 인간…그들이 온다

입력
200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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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첫 만화책이 나온 이후 27년간 70편 시리즈에 300여 명이 넘는 등장인물이 나온 ‘엑스맨’. ‘X팩터’ ‘X포스’ ‘X제네레이션’ 등 후속편이 잇달아 나오면서 ‘스파이더맨’ ‘슈퍼맨’ 이후 이번에는 영화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영화로 옮겼는데 벌써 파장이 만만찮다.인기 만화 영화와… '돌연변이'초능력자들의 대결

미국에선 7월 18일 개봉,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첫 주말 3일간 5,447만 달러를 벌어 ‘주라기 공원’ ‘스타워즈_에피소드1’ ‘미션 임파서블2’에 이어 사상 네 번째의 주말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트릭스’가 남긴 일종의 지적, 정서적인 충격에는 못비치지만 ‘맨 인 블랙’같은 SF 영화 중에선 필히 최고 작품에 꼽힐만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다음주말(12일) 개봉을 앞두고 벌써부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너무나 철학적인

할리우드 SF물이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되는 데는 영화가 당대의 ‘두려움’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져 준다는 데 있다.

‘화성 침공’에서 처음으로 ‘외계’의 두려움을 설파한 할리우드는 ‘엄마는 외계인’ 같은 영화에선 그 두려움의 실체가 어쩌면 인간의 가족관계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렸다.

‘맨 인 블랙’에서는 인간 사이에 침투해 살고 있는 ‘가까운 외계인’을 그렸다. ‘엑스맨’에선 아예 두려움의 존재를 우리의 유전자 속으로 클로즈업했다.

환경오염과 생태교란은 이미 유전자의 변이를 초래했고, 사람들은 아예 ‘유전자 변형 식품’을 상용한다.

이런 와중에 ‘돌연변이’ 인간이란 명제는 자뭇 흥미롭다. 돌연변이도 인간인가, 어느 정도의 돌연변이를 인간으로 인정할 것인가.

그럼에도 오락적인

그러나 이런 질문을 던지는 방식은 결코 무겁지 않고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할리우드가 아닌가. 돌연변이를 인류로부터 분리시키려는 정치인들에 대응하는 돌연변이의 생존 방식은 두가지. ‘좋은 편’인 사비에 박사(패트릭 스튜어트)는 그럼에도 인류와 화합하려 하고, 아우슈비츠에서 부모를 잃은 프로페서 X(이안 맥컬렌)는 그들을 응징함으로써 돌연변이만의 제국을 건설하려 한다. 좋은 편이든 나쁜 편이든 돌연변이의 모습은 화려하고 신기하다.

‘좋은 편’의 사이클롭(제임스 마스든)에게선 콘크리트 건물도 날려 버리는 초강력 광선이 나오고, ‘스톰’(할리 베리)은 폭풍우를 마음대로 만들어 낸다. 이들의 패션은 멋진 검정색 가죽옷.

반면 악당들은 원시인처럼 그려진다.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세이버투스는 원시인과 비슷하며, 수㎙씩 빠져 나오는 혀로 상대를 공격하는 토드 역시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 상대방의 모습을 그대로 복제하는 ‘미스틱’은 가장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악당. 두 세력은 대결하고 전투한다.

여기에 신체를 접촉하면 상대방의 목숨이나 초능력을 빼앗는 돌연변이인 로그(애나 파킨)와 먼 옛날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돌연변이가 된 울버린(휴 잭맨)은 인간으로부터의 소외, 정체성 등의 고민까지 안고 있지만 드러냄의 방식은 지극히 자극적이고 오락적이다.

이제 만화는 잊어라

영화는 첨단 컴퓨터 촬영기술과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만화책이 주지 못한 흥미를 제공한다.

홍콩 영화를 뺨치는 무술 대결에 충격적인 화면.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만화에서보다는 덜 두드러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이런 화려한 사운드와 영상이 주는 충격으로 미처 알아채지 못한다.

할리우드 SF물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12일 개봉. 오락성 ★★★★ 작품성 ★★★☆ (★5개 만점, ☆은 절반. 한국일보 문화부 평가)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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