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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OFA 협상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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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OFA 협상에 바란다

입력
200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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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값어치는 피부색의 차이나 출생지역에 따라 다를 수 없다. 유엔 인권협약이나 관련 국제법규는 모든 인류는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군이 각국과 맺고 있는 주둔군지위협정(SOFA)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특히 우리의 경우 현저히 불평등하다. 한미간 SOFA협정이 여타국 수준으로 상향조정돼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

2일부터 한국과 미국은 중단된 지 4년만에 서울에서 SOFA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은 현행 주한 미 주둔군지위협정을 형식면에서든 내용면에서든 일본·독일 등과 맺은 협정과 대등한 수준으로 개정하도록 성의를 다해야 한다.

그간 우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차별적 SOFA협정이 한미 양국간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해칠 수 있음을 경고해 왔다. 또 협정의 개정작업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4년여의 세월을 허송토록 방치한 미국측의 오만한 태도가 지금 양국의 선린우호관계를 해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두 나라는 현재 주한미군의 형사재판관할권 문제를 비롯, 환경문제 등에 걸쳐 현격한 입장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또 최근의 매향리 사건이나 미군 주둔지역의 석면오염, 독극물 방류사건 등이 원인이 된 반미감정의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 국무회의석상에서 대통령이 직접 우려를 표명할 정도에 이른 것이 숨김없는 현실이다.

반미감정의 더이상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미국은 불평등 SOFA협정 개정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요즘 세종로 미 대사관은 기동경찰대의 삼엄한 경비속에 있다. 미국은 이곳의 민심이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가를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한국을 종속국 쯤으로 생각하는 우월적 자세가 시정되지 않고는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자국의 병사를 주둔국 법정에 세우고 싶지 않은 미국의 생각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법정에 세우지 않으려면 주둔국 국법질서는 지켜야 한다. 더구나 일본이나 독일과 달리 유독 한국에만 불평등 입장을 고수하려는 미국의 자세는 이해할 수 있는 차원을 넘는다.

환경문제만 해도 그렇다.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이슈가 되고 한국에서는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야말로 착각이다. 우리를 경시하는 불평등조항이 유지되는 한 미 국익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점을 지금 서울에 온 SOFA협상 대표단은 인식하기 바란다.

입력시간 2000/08/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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