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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 선택/ 美 공화당 '스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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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 선택/ 美 공화당 '스타' 탄생

입력
200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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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1일 개막 이틀째를 맞아 공화당은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를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공식지명하고 외교·국방정책을 주제로 한 연쇄연설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월남전 포로였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과 걸프전 사령관이었던 노먼 슈워츠코프 예비역대장, 2차대전 상이용사인 밥 돌 전 상원의원 등 전쟁영웅들이 대거 등장, 강력한 외교·국방정책을 설파했다.

그러나 하일라이트는 부시주지사의 외교정책팀장인 흑인 여성 콘돌리사 라이스 전 스탠퍼드대 학장이었다.

라이스는 "부시주지사는 결코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깡패국가의 공갈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냉전체제를 넘어선 현재는 새 대통령이 새로운 핵전략을 세우고 미사일방어체제를 조기에 배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시는 미군이 평화유지의 가장 강력한 방패이자 확실한 칼임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에게 승리는 더러운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군사력을 사용할 때가 오면 승리하기 위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이날의 연사 가운데 시종 단호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흑진주’ 하나가 떠올랐다고 추켜세웠다.

45살의 노처녀 라이스의 이력서는 남부출신 흑인여성이 고속질주해 온 '성공시대’스토리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흑인민권운동 진원지인 앨라배마주의 버밍햄에서 대학직원인 아버지와 과학교사인 어머니 사이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라이스는 8살때 흑인교회에 대한 폭탄테러로 친구들이 참혹하게 숨진 사고를 겪은 뒤 처음 정치문제에 눈을 떴다.

백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가슴에 안고 공부에 진력한 결과 월반에 월반을 거듭, 15살때 덴버대학에 진학했다.

당초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했던 라이스는 이곳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현 국무장관의 부친인 조셉 코벨 외교학과장을 만나 국제정치학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클린턴 행정부 외교사령탑의 아버지가 자신의 딸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미래의 공격수를 키운 셈이다.

덴버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한 후 노트르담대학 석사를 거쳐 덴버대학에서 러시아정치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라이스는 26살때인 1981년부터 스탠퍼드대학의 강단에 섰다.

대부분의 흑인이 그렇듯 리버럴한 민주당원이었던 라이스는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는데도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지미 카터 행정부에 실망, 1982년에 공화당원으로 전향했다.

각종 학회와 언론등에서 러시아문제에 관해 명쾌한 논지를 펴 주목을 받던 라이스는 이를 눈여겨본 백악관의 발탁으로 1989년 조지 부시대통령의 국가안보회의(NSC) 소련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부시주지사의 요청을 받고 학장직을 휴직한 채 부시캠프에 합류한 라이스는 부시가 당선될 경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확실시된다.

/필라델피아=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퍼스트 유니언센터의 광대한 주차장 한켠에는 대륙횡단열차인 유니언 퍼시픽의 호화객차가 임시가설 철로에 늘어서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전국에서 몰려온 대의원을 상대로 호화 오찬행사가 무료로 베풀어진다.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지난달 31일 유력기업인 35명과 함께 필라델피아 인근 밸리크릭에서 송어낙시를 즐겼다.

해스터트는 이들과 놀아준 대가로 1인당 5,000 달러를 참가비조로 걷어 짭짤하게 정치자금을 수중에 넣을 수 있었다.

이처럼 전당대회를 맞아 필라델피아에 몰려든 대기업들과 유력정치인들은 모처럼 대목을 만난 듯 '대의원 대상 로비공세’와 '정치자금 모금’에 열심이다.

AT&T, 스프린트, 벨 어틀랜틱 등 통신회사들은 대의원들에게 무료로 휴대전화와 전화카드 등을 나눠주고있다.

또한 담배회사, 제약회사, 인터넷 회사들도 거액을 들여 호텔에서 이들에게 파티 세례를 퍼붓고있다. 때문에 하드락 카페를 비롯한 호화 식당은 바닷가재와 철갑상어알 등 고급음식과 각종 음료수로 넘쳐나고 있다.

정치인들도 기상천외한 이벤트로 돈모으기에 혈안이다.

트렌트 로트 공화당상원 원내총무는 모금파티를 열어 60만 달러를 거뒀고 뉴욕주에서 힐러리와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경쟁중인 릭 라지오도 70만 달러를 모았다.

샌 토럼 상원의원은 지난달 31일 골프장에서 후원자 76명과 골프를 즐기고 18만 달러를 챙겼다.

마이클 캐슬 하원의원은 1일 후원자들과 골프를 치면서 이글한 경우는 5,000달러, 버디는 1,000달러씩을 내게하는 수법을 썼다.

모금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일 공화당 전국위원회 주최 모금파티로 최소 700만 달러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모금행사는 대회기간중 1,000여건 이상이 열릴 예정이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정치와 돈은 항상 함께 한다는 진리를 새삼 일깨우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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