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2일 “최근 공중파 방송사들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으로 드라마와 오락은 물론 뉴스시간대까지 선정성과 폭력성이 짙은 화면들이 사회적으로 인내할 수 없는 수위에까지 이르렀다”며 “장관직을 걸고 이같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박장관은 이를 위해 방송심의 권한을 갖고 있는 방송위원회가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강력히 규제할 것과 방송사들의 자율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방송위원회는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심의를 거쳐 주의·경고·시청자 사과·정정 및 중지·편성책임자 및 연출자에 대한 징계를 명령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정기 방송위원회 위원장과 박권상 KBS 사장, 노성대 MBC 사장, 송도균 SBS 사장은 이날 간담회를 갖고 방송의 선정·폭력적 프로그램을 지양하기로 했다.
방송 3사는 뉴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주시청 시간대(오후 7~11시)의 인기 드라마와 연계시키는 관행을 자제하고 건전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육성하며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한 프로그램을 엄격히 제재키로 합의했다.
박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히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오락프로그램의 경우, 출연진의 과다 노출과 국적 불명의 헤어 스타일, 불분명한 언어 사용 등이 아무리 ‘10대 문화’라고 해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광고주들에게도 시청률과 광고를 연계하지 않도록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박장관의 발언은 정부가 방송 프로그램을 더이상 자율적 규제에 맡겨두지 않고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송위의 심의 강화와 함께 시민단체와 연계한 대대적인 시청자 운동 등 방송 감시와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에 대한 행정적 권한이 방송위원회로 넘어간 상태이므로 방송의 독립성 논란도 예상된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