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이종범(30)의 승리였다. 올 초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주니치의 메이저리거 데이비드 닐슨(31·일본 등록명 딩고)이 퇴출됐다. 주니치 이토 대표는 1일 한신과의 고시엔 경기에 앞서 “딩고를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밀워키 브루워스의 4번타자, 메이저리그 올스타 포수 출신인 딩고의 퇴출로 이종범은 시즌 막판까지 1군에 남게 됐다. 전반기 막판인 7월 19일 이종범 대신 1군에 등록됐던 딩고는 단 3게임만 뛰고 다시 2군행, 이어 일본 무대에서 자신을 잃고 구단에 귀국 신청을 냈다.
난감해진 구단 프런트는 호시노 감독에게 뜻을 물었고 답변은 “앞으로 딩고를 쓸 일이 없다. 시즌 막판까지 그냥 이종범으로 가겠다”는 것이었다. 구단도 별 수 없이 ‘퇴단’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가졌던 딩고가 왜 일본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자신도 “내가 올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는 후문. 딩고의 일본 성적은 18게임 출전에 타율 1할 8푼, 홈런 1개, 타점 8개가 고작이다.
덕분에 이종범은 슬럼프 탈출의 계기가 마련됐다. 딩고의 퇴출이 발표되던 1일 한신전에서 선발 2번 타자로 복귀해 5타수 2안타를 치고 선제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타율도 2할 6푼 1리로 회복되는 추세다. 한때 딩고 때문에 고생한 이종범은 이제 오히려 자신의 주가를 높이게 됐다. 이를테면 예방 주사를 맞은 셈이다.
/니시노미야=백종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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