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일 초선의원 3명의 ‘반란’으로 당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이날 오후 이강래(李康來) 강운태(姜雲太)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 3명이 당지도부의 ‘출국 금지령’을 어기고 미 국무부 초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특히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과 국회법 개정안 처리문제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사단이 벌어져 민주당은 충격이 큰 듯하다.
민주당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사실상 ‘법안 단독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이날 밤 긴급 의총을 열어 “여야간에 냉각기가 필요하다”며 ‘임시국회 활동 일시 중지’를 선언했다.
사태 전말 이강래 의원 등은 이날 오후 당 지도부에 출국의사를 일방 통보했다. 김옥두(金玉斗) 총장 등이 이를 만류하기 위해 직접 나섰지만 연락이 안됐고 함께 초청을 받은 이종걸(李鍾杰) 의원만이 김총장의 만류로 출국을 보류했다.
이강래 의원은 출국 직전인 오후 3시 30분께 운영위원장실로 정균환(鄭均桓) 총무를 찾아 왔다가 못만나고 오후 5시께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들은 출국과 동시에 “야당의 반대 속에 여당만의 단독국회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요지의 성명서까지 냈다. ‘단독국회 불가’등의 내용은 당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민주당 반응 당 지도부는 “나름대로 용무가 있어서 나간 것”(김옥두총장) “부르면 언제든지 오겠다고 했다”(정균환 총무) 등 이들의 출국이 당내 분란으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당의 분열상이 표출된 데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분명한 항명행위”“중징계를 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제기됐다. 서대표는 의총에서 이들의 출국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 뒤 “일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신인 이강래 강운태의원의 경우 민주당 입당 후 지구당 조직 접수 작업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의결정족수 미달사태 민주당이 ‘비(非) 한나라당 연대’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은 140석으로 과반의석(137석)을 겨우 3석 넘는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3명이 이탈한 데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조부영(趙富英) 강창희(姜昌熙) 의원 등이 외유중이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 의원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단독국회 불참 선언을 한 상태여서 한나라당이 불참하면 의결정족수 확보가 불가능하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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