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서 금메달 2개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레슬링선수들에게 희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흔히 지급되던 금일봉이나 보약이 답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협회 신임회장이 선출됐다는 뉴스였다.선수들이 왜 이 소식을 기쁘게 생각할까. 레슬링협회는 올들어 집행부 장악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대의원대회 때마다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찰이 출동해 농성중인 사람을 연행하기까지 했다.
5월 협회가 주최한 아시아선수권때는 대회진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도가 심했다. 또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면서 레슬링에 오랜기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전임회장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퇴임, 협회가 돌이킬수 없는 길을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신임회장이 선출된 것이다.
태릉에 있는 선수들이 신임회장에 기대감을 표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원은 이제 바라지 않지만 그동안 업무를 총괄하는 협회가 사분오열돼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수 없었던 것이다. 선수들은 올림픽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신임회장도 선출됐는데 ‘상식이 있는 한 더이상의 충돌은 없겠지’라며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을 조짐이 감지된다. 신임 김익종회장은 국제연맹 아시아심판위원회 위원장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 각종 국제대회서 있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예방했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신임회장이 선출되던 지난달 31일 대의원회의서 또다시 마이크가 부서지고 고성이 오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또 8일 개막하는 KBS대회를 앞두고 집행부와 반집행부가 심판선임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어 또 다시 사고가 생길지 우려되고 있다.
견해가 다르면 다툼이 있을 수 있고 다툼이 있으면 풀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큰 목소리로 자기입장만 내세우면 이긴다는 말이 레슬링계를 지배하는 지금 가장 먼저 고려해야하는 것은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들이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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