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민주화 운동 희생자에 대한 보상법이 제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딸이 1980년대 학생운동을 하다가 시국사범으로 옥고를 치렀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민주화운동 희생자나 국가 유공자에 대한 보상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고 절차는 어떤 지 알고 싶다./박종호·서울 마포구 서교동
☞국가보상의 종류와 절차
국가의 피해보상은 한국전쟁이나 월남전 등 참전자에 대한 피해보상과 독립유공자 등 정부수립 이전의 건국유공자들에 대한 보상 및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등 민주화운동 관련 희생자에 대한 보상으로 구분된다.
올 1월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을 근거로 한 민주화운동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행정자치부 민주화운동보상지원단에서 담당한다. 대상자는 1969년 3선 개헌 이후의 학원·언론·노동분야의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다. 이르면 이번 주내에 이뤄질 보상신청공고에 따라 각 시도의 자치행정과에 신청하면 된다.
대상자는 대략 3만명으로 추산하는데 신청인의 거주주소지별로 사실확인을 거친다. 이어 9명으로 구성된 민주화운동 및 명예회복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보상이 결정된다. 사망자는 3,000만원선에서 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국선열, 4·19혁명희생자 유족, 순직공무원, 고엽제환자 등에 대한 보상과 치료 등은 모두 국가보훈처가 맡아 대상자 등록은 지방보훈청에 하면 된다. 고엽제휴유증 환자로 판정되면 1998년부터 상이군인과 동일한 체계인 7등급으로 나뉘어 연금을 지급받게 된다.
4·19혁명과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경우 이미 국가보상이 이뤄졌다. 연금 수령대상에서 제외된 희생자에 대해서는 취업지원 혹은 수당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상태. 전투에서 공을 세워 훈장을 받았으나 신체적 피해를 입지않은 무공수훈자들중 생활 어려운 이들 1,142명에게는 가족수에 따라 5만5,000~7만5,000원가량의 생활조정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잇따르는 보상민원
한때 민주화운동 보상금이 1억원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존 유공자들의 불만도 나왔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무공수훈자 3만9,000명은 민주화운동 희생자들과의 형평성을 들어 연금형식의 영예금 등 보상책을 요구하고 있다.
9,300여명의 6·25전몰 유자녀들의 보상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전몰자 유족에 대한 연금은 배우자, 부모, 유자녀의 순서로 지급되지만 전몰자의 배우자가 재가하거나 전몰자 부모가 사망할 경우 유자녀가 20세를 넘으면 지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유자녀들이 실질적인 수혜를 거의 받지못한다는 주장이다.
또 1980년 계엄당국에 의해 강제해직된 언론인들은‘80년 해직언론인회’를 결성해 복직과 명예회복 국가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와 국회가‘해직언론인 배상법’에 대해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보상전망이 불투명하다.
☞명예회복 요구
독립유공자의 서훈 범위는 항일의병운동이 시작된 1895년 이후 활동한 사람으로 한정돼 있다. 1994년 1,000여명으로 결성된 ‘동학농민유족회’는 이 규정때문에 불과 1년 차이로 못 받게 되었다며 동학 유공자의 서훈을 주장한다.
노근리 문제로 불거지게 된 한국전쟁 민간인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요구도 거세다. 문경,함평,남원 등 다른 지역의 피해자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국방부는 현재 미군과 합동으로 노근리의 사례에 한해 피해자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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