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베이징(北京) 대학입학고사에서 재중동포(조선족)인 권정(權靜·18)양이 문과 장원을 했다.조선족은 중국 인구 12억 6,000만명중 196만명에 불과하다. 중국내 55개 소수민족 9,120만명 가운데서도 2.6%에 불과한 수준.
게다가 베이징에 살고 있는 6만여명의 재중동포 가운데 자녀가 대학입시를 지원할 자격이 있는 시민권 소유자가 9,00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권양의 쾌거는 100년 중국이민사의 큰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시 대학입학고사에는 5만 6,000여명이 지원했으며 이중 문과지원자는 2만여명이었는데 권양은 750점 만점에 641점을 얻었다.
베이징시 80중학에 재학중인 권양은 6년동안 전교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이번고사에서 가장 어려웠다는 수학에서 150점 만점에 144점을 얻었다. 권양은 베이징대에서 금융학 전공을 희망하고 있어 9월 입학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재중동포 4세인 권양은 언론인 가정출신. 아버지 권기홍(權基洪)씨는 중국 중앙방송국에 20여년간 근무하다 현재는 ‘현대청년’ 편집자로 재직중이고, 어머니도 ‘중국 노인’ 집행주필이다.
아쉽게도 권양은 한국말을 제대로 못한다. 조국이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중국” 이라고 대답하면서도 “한국말을 꼭 배우겠으며 기회가 되면 한국으로 유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진출 한국기업인들은 권양에게 민족의식과 뿌리를 찾아주자며 앞다퉈 학비를 기탁하고 있다.
현대전자 베이징대표 허철 이사, 차이나 토탈 송훈천 (宋勳千)사장이 소정의 장학금을 보냈고 한국식당 비원(秘苑)에서는 권양 일가족을 초청, 격려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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