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16대 재벌의 결합재무제표가 공시됐는데 결합, 연결, 일반 재무제표라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 궁금합니다. /김정미·부산 사하구 장림2동기업의 경영성적과 재정상태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재무제표는 기업경영에 필수적인 자료입니다. 상법에 따르면 일반 재무제표에는 재산목록, 대차대조표, 영업보고서, 손익계산서, 준비금과 이익이나 이자 배당에 관한 의안 등 5가지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특정인이 여러 개 기업을 경영하는 재벌인 경우에는 개별 재무제표로는 그룹의 경영상태를 잘 알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모(母)기업과 자(子)회사를 단일 기업으로 간주해서 작성하는 ‘연결재무제표’가 필요합니다.
모기업과 자회사는 상법상 독립기업이나 실제로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단일기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모기업이 30%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회사는 연결재무제표로 회계처리를 합니다. 서구에서는 이 연결재무제표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 재벌은 연결재무제표로도 기업의 경영성적·재정상태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연결재무제표는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회사만 포함돼 우리나라의 재벌처럼 대주주가 지배하면서도 각 회사간에 지배·종속관계가 없는 경우 하나의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중반 재벌의 일부 계열사 도산이 다른 계열사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져 결국 재벌 전체의 부실을 초래하자 정부는 재벌의 재무상황을 한 눈에 파악하기 위해 1998년 1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을 개정, 결합재무제표를 법제화했습니다.
결합재무제표에서는 재벌총수가 임원 선임 등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는 그룹내 전 계열사를 하나의 회사로 보고 회계처리합니다. 일반재무제표 내용외에 계열사간 출자·매출·자금거래, 수출대행과 원자재 납품 등 계열사간에 이뤄지는 내부거래도 계산하기 때문에 매출액과 순이익등 경영지표가 연결재무제표보다 크게 줄어듭니다. 특히 상호지급보증 등 계열사간 지원관계까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지난달 31일 16개 재벌의 결합재무제표가 발표됨에 따라 대기업의 재무상황에 대한 투명성이 높아지고 기업집단경영의 건전성도 향상될 전망입니다. 또한 계열회사간의 내부거래상황이 적나라하게 공시됨으로써 계열회사간의 대차거래가 축소돼 계열분리가 촉진됨으로써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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