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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 선택/ 美공화 전당대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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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 선택/ 美공화 전당대회 개막

입력
200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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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은 31일부터 나흘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퍼스트 유니언 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하고 정강 및 당규를 채택한다.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공화당은 개막식에 이어 대선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부인 로라 부시와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각각 교육문제와 안보문제에 관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지난 6월초 끝난 예비선거 및 당원대회(코커스)를 통해 선발된 2,066명의 대의원들이 새롭게 수정된 당의 정강정책을 승인하는 것이다.

공화당은 전당대회에 앞서 정강정책 심의위원회를 열고 부시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목표로 주요 정강정책을 수정했다. 정강정책 심의위원장인 토미 톰슨 위스콘신 주지사는 “부시 주지사의 ‘온정적 보수주의’정신을 새로운 당 정강에 대폭 수용키로했다”며 “새 정강정책은 우리당이 새로운 방향으로 선회했음을 여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가 발벗고 나서서 당내 강경보수파를 설득해 개정에 성공한 조항은 낙태와 이민정책, 교육문제 등 올 대선의 가장 뜨거운 핵심이슈들이다.

낙태의 경우 무조건적으로 낙태를 금지하던 조항을 강간, 근친상간, 임신부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 등은 예외를 허용토록 개정했다.

또한 낙태에 대한 찬반여부가 대법관 등 고위공직의 임명과정에서 리트머스 테스트가 돼서는 안된다고 적시했다.

이 부분은 전통 공화당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히 혁명적인 전환인 셈이어서 반발이 거셌으나 여성표를 흡인해야 한다는 부시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공화당은 반이민정책을 표방했던 조항도 개정, 합법적 이민을 확대키로 하는 한편 영어를 ‘공식(Official)공용어’라고 했던 문구도 ‘영어가 일반적 공용어로 간주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식으로 뉘앙스를 완화했다.

또 교육문제의 경우 주정부에 의한 자율적 교육강화를 위해 연방정부의 교육부를 폐지키로 했던 조항을 삭제했다.

대신 저소득층의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연방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을 삽입했다. 외교 정책의 경우도 ‘힘에 기초한 평화’를 기조로 했던 과거의 톤이 상당부분 완화됐다.

새 정강정책은 이처럼 중도파와 소수민족, 여성표 등을 겨냥한 것으로 ‘좌향좌 색깔’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의 이같은 독주에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 지지층을 뒤흔들기 위한 부시의 모험이 성공을 거둘지 자못 흥미롭다.

한편 오는 11월7일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한 지역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부시는 지난달 28일 빌 클린턴 대통령의 고향인 아칸소주에서 출발, 미주리주와 켄터키주를 거치며 유세를 했으며 앞으로 오하이오와 웨스트 버지니아주를 경유해 오는 2일 필라델피아에 도착한다.

/필라델피아=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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