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동포의 통일열정과 따스한 마음을 안고 돌아갑니다”2박3일간의 남북 장관급 회담을 성공리에 마치고 31일 저녁 베이징(北京)으로 떠난 북측 대표단은 “대접 잘 받았다”“고맙다”는 말로 이별의 아쉬움을 대신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일찌감치 공동보도문 발표로 회담을 마무리한 뒤 오후에는 산업시찰 등 비교적 여유있는 일정을 즐겼다.
○…북측 전금진(全今鎭) 단장은 출발에 앞서 성명을 발표, “짧은 체류였지만 조국의 통일번영을 이룩하려는 마음이 북과 남 어디에서나 뜨겁게 굽이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혈육의 정으로 따듯히 환대해준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작별인사를 했다.
전단장 등 북측 대표단이 연신 “뜻깊었다”며 남측의 후의에 감사표시를 하자 엄낙용(嚴洛鎔) 재경부 차관은 “남북의 두 정상이 닦은 고속도로로 전단장과 박재규(朴在圭) 수석대표가 멋지게 운전해 동승한 우리도 즐거웠다”고 답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후 2시께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을 둘러본 북측 대표단은 첨단라인을 살펴본 뒤 “대단하다”“경제협력을 잘해 민족번영을 이룩하자”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전단장은 즉석 인사말을 통해 “경협은 북남관계에서 제일 앞장서야 할 분야”라며“북과 남의 자원과 기술을 합치면 공동번영하고 세계에서 강성대국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 대표단은 오전 청와대 예방을 끝낸 뒤 “서울시민이 쉽게 찾는 식당에 가고 싶다”며 서초동의 한 설렁탕집에 들렀다. 이 곳에서 양측 대표단은 수육 꼬리찜과 회담결과를 안주삼아 술잔을 돌리며 몇 차례나 “통일을 위하여”를 외쳤다. 술잔은 후식이 나온 뒤에도 한참동안 더 돌았다.
○…남측 대표단의 김순규(金順珪) 대변인은 오전 9시50분 신라호텔 1층 브리핑실에서 ‘제1차 남북장관급 회담 공동보도문’을 발표, 공식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남측 박수석과 북측 전단장은 대표모임을 갖고 공동보도문을 최종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박수석은 “회담이 잘 되다보니 태풍도 동해쪽으로 비켜났다”고 운을 뗐고, 전단장도 “논쟁도 없고 얼굴 붉히는 일도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좋은 물건을 만들어 냈다”고 화답했다. 전단장은 “혹시 불편한 것은 없었느냐”는 박수석의 물음에 “영(0)이다. 감사만 가슴속에 가득 안고 간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서울체류 중 신라호텔 21층 북측 상황실에서 평양으로 연결된 직통전화 6회선을 활용, 전화기와 팩스로 북측과 수시연락했다. 현재 남북간에는 서울-평양간 21회선, 대구관제소-평양관제소 2회선, 판문점 남측지역-북측지역 2회선 등 25회선의 직통전화가 연결돼 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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