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의선 복원 의미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연결을 위한 협의를 빠른 시일내 진행키로 합의함에 따라 경의선 복원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10월, 늦어도 연내 착공이 이뤄져 이르면 2003년에는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배경과 의미 경의선 복원은 남북 경협사업 중 어느 것보다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 우선 반세기 동안 굳게 막혀 있던 철의 장벽을 가르는 상시적 통로가 열린다는 점이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한서린 표어는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남북교류의 실질적 물꼬가 트이게 됐다는 점이다. 금강산 관광이 남북교류의 가능성을 열어준 ‘반쪽의 교류’였다면 경의선 연결은 완전한 쌍방 교류·협력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다.
남북이 경의선 연결에 쉽게 합의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살아 있을 때부터 경의선 연결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 주석은 94년 사망 전 “남조선과 중국을 연결하기만 해도 연간 4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떻게 추진되나 경의선 단절 구간은 문산(남측)~봉동(북측) 간 20㎞ 이다. 건교부는 이 구간을 복구하는 데 남측 510억원, 북측 940억원 등 대략 1,5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구 기간은 남측이 1년6개월 정도, 북측은 3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완공은 200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은 없다. 우선 남북한 모두 철로 폭이 1,435㎝인 표준궤도로 건설돼 있어 단절 구간만 복구되면 곧바로 개통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미 남측 구간인 문산~장단 12㎞ 복원을 위해 85년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97년 용지매입도 끝낸 상태다.
정부는 남측 구간의 경우 정부예산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고 북측 구간은 남북 철도연결의 상징성을 감안해 남북 경협자금 등 공공자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제적 효과 경의선이 연결되면 부산~서울~개성~평양~신의주를 잇는 한반도 ‘경제 대동맥’이 복원되다. 이로써 현재 해상운송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남북 경협의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의선과 유라시아 대륙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철(鐵)의 실크로드’구상이 추진되고 있어 경제적 효과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연간 화물수송 물량이 2005년에 연간 14만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에 달하고, 남한~유럽간 운송시간이 해상운송의 3분의 1로 단축되고 비용도 30%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도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개발연구원은 “경의선이 연결되면 북한은 남북교역과 남한~중국간 통과 운임만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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