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동반해 온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지난달 30일 최초로 언론 공채광고(사진)를 통해 남녀 신입요원 모집에 나섰다.모집광고에는 모사드 기장(記章)이자 유대교 상징인 일곱갈래의 촛대가 그려진 문이 활짝 열린 그림과 함께 “모사드는 열려있다”는 로고가 담겨있다.
이 광고는 “오직 당신만이 당신이 보다 유능하고 색다른 사고를 지녔으며 자신이 생각한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것을 알고 있다”면서 “가장 고귀한 일에 봉사할 수 있는 업무와 미래를 제공한다”며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이 모집광고는 모사드가 60년 역사상 최초로 언론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모사드가 베일을 벗고 요원 공개모집에 나선 것은 첨단기술 등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경제와 국제 정세 등에 발맞추려는 변화의 몸짓으로 풀이된다.
냉전 종식후 각국 정보기관들은 좁아지는 입지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스카우트제 도입과 경제·기술분야 활동강화 등 유연한 변화를 모색해 왔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가 대학 졸업생을 상대로 일반 기업과 함께 스카우트 경쟁을 펼치는 것은 이미 낯익은 사실이다.
‘007 제임스 본드’의 모델로 유명한 영국의 MI5도 대학생 스카우트는 물론, 지난달에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이용해 요원모집에 나서고 있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모사드는 ‘아랍권과의 대치’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기존의 조직과 활동을 상당부분 유지해 왔다. 따라서 요인암살 및 테러진압 등 특공작전에는 능하지만 순수 정보수집능력은 뒤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최근 과격 이슬람 단체 하마스 지도자 암살 미수 사건이 적발돼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등 계속적인 악재로 조직개혁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모사드의 이번 모집광고에 대해 여론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면 샵타이 샤비트 전 국장과 같은 고참 모사드 출신들은 “과거 젊은이들은 국가봉사와 시오니즘의 가치에 충실했으나 요즘 젊은이들은 개인적 성취감에 빠져있다”며 모사드의 급작스런 변신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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