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을 하루 앞두고 증시가 위기를 모면했다.31일 서울증시는 나스닥이 3,600선으로 추락하면서 붕괴위기속에 개장했다. 지수는 초반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속에 반도체주 낙폭이 커지며 한때 종합주가는 680선, 코스닥은 전저점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물에서 기관이, 선물에선 개인이 외국인과 맞서 선전하며 주가를 반전시켰다.
종합주가는 낮 12시32분 플러스로 돌아서며 횡보하다 외국인이 장종료 30분전 갑자기 선물을 매수하면서 상승폭이 커져 하룻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 개인투자가들이 선물시장에서 4,000계약을 넘는 매매를 보이자 매도세에서 매수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SK텔레콤과 삼성전기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모두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주가를 끌어내렸던 삼성전자는 28만원 버티기에 성공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손절매(로스컷)물량까지 내놓았던 외국인도 점차 냉정을 되찾은 듯 28일 2,700억원대에서 이날 350억원대로 순매도 규모를 대폭 줄였다.
또 증권 은행을 비롯한 기관은 현물시장에서 46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소화, 지수상승을 떠받쳤다.
코스닥은 오전장 다시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며 지수 110선 방어에 들어갔다. 그러나 오후 1시42분 상승세로 반전하며 나스닥의 폭락에 따른 동조화 우려를 걷어냈다.
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다음과 한글과컴퓨터 등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가상위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나스닥과 관계없이 ‘나홀로 상승’을 계속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지수상승에 대해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부여를 않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이 각각 2조원에 못미치고, 거래량도 2억1,756만주와 1억9,530만주에 불과해 시장체력은 여전히 허약한 상태이다.
비록 외국인이 덜 팔고 있으나 기관의 신규자금 여력이 많지 않고, 투자자들이 관망 내지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 상승의 추진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론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누적분도 매물화할 수 있어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장이 반등했지만 계속 좋지 않은 상태로 흘러가고 있다”며 “지수가 엔(N)자 형 상승을 위해서는 전저점(장중 625, 종가 655)을 한번 찍어야 할 것”이라며 추가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도 “하루 예측이 어려울 만큼 힘든 증시가 계속되고 있다”며 “8월에도 기술적 반등 외에 큰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좀 더 쉴 필요가 있다”고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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