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버라이어티 시간은 ‘별들의 전쟁’이다.특히 이 시간대 브라운관의 스타 독과점 현상은 정말 심하다.
심지어 한 스타가 같은 시간대에 다른 채널에서 동시에 비치는 일도 허다하다.
어딜가나 그들은 주인공이고, 중심이다.
그래서 ‘스타 스쿨’(SBS ‘기쁜우리 토요일’코너 중, 오후 5시 40분)은 신선했다.
작년 4월부터 시작한 이 코너는 학교를 탐방하여 재기넘치는 학생을 선발, 스타들을 학생처럼 앉히고 이 학생이 선생님처럼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강의의 내용은 흥미로우면서 구체적이다. 채팅방에서 킹카, 퀸카를 찾는 법, 노래방에서 합방할 때의 에티켓 등. 일방적 ‘강의’라기보다는 학생들이 자기들의 눈으로 본 ‘요즘 애들 사는 법’이다.
관건은 강단에 서서 연예인 학생들의 넘치는 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장악하느냐 하는 것.
방학 특집으로 7월 한 달 동안 계속된 남창희(인천 동산고 3) 학생의 강의는 그 백미였다.
스타들은 자신이 관중을 좌지우지했던 것처럼, 남창희 학생의 현란한 ‘개인기’에 때로는 포복절도하며 때로는 고개를 끄덕인다.
가끔 앉아만 있기가 갑갑한지, 어설픈 유머로 남군에게 도전하는 연예인도 있지만 곧 KO패를 당하고 만다.
이 자리는 남군 외에는 어떤 스타도 주인공이 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래서일까, 일부 연예인들은 강의가 끝날 때까지 말 한 마디 못하고 얌전히 앉아 있는다.
‘만들어진 스타를 바라만 보는 형식을 뒤집자’는 기획 의도가 효과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학교 가서 스타스쿨 얘기하는 재미로 TV 보는데 끝나면 안돼요’ ‘제발 남창희 강의 계속해 주세요’ 7월을 끝으로 잠시 중단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앵콜 요청이 인터넷에는 뜨겁게 쏟아지고 있다.
‘여기 남창희를 능가할 스타가 있어요’라는 수많은 자천(自遷)과 더불어.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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