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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해와 공존 가능성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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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해와 공존 가능성의 확인

입력
200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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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6개항의 합의문과 이달말 평양 2차회담 일정을 발표하고 끝났다. 보다 실질적 의제가 논의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다고 비관하거나 낙담할 일은 아니다.‘첫 술에 배 부르랴’는 속담과 같이 제2차, 제3차 등 회담이 거듭 될수록 더욱 본질적인 토의와 함께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31일 양측이 공동보도문 형태로 발표한 6개항의 합의사항을 보면 그래도 이번 제1차회담에 임한 양측 대표단의 성의있는 자세를 평가하지 않을 수 없을듯 하다. 우선 양측은 1996년 소위 ‘동해안 잠수정사건’으로 중단되었던 판문점 연락사무소 업무를 오는 8·15를 계기로 재개키로 합의했다.

판문점 연락사무소는 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운영돼 왔던 남북간 직접 대화통로다. 따라서 이번 장관급회담을 통해 재가동키로 한 점은 결과적으로 남북이 기본합의서 정신으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할수 있을 듯 싶다.

우리측이 요구했던 남북 군사당국간의 핫 라인 설치 문제나 군사훈련 상호참관 등 군사분야의 신뢰구축 문제가 합의되지 못한 점은 여간 유감스럽지 않다. 반세기 분단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과 북이 군사분야에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일이 급선무다. 북측이 난색을 표한 저간의 사정을 짐작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북한의 강경군부도 이제 민족사 앞에 도도히 흐르는 변화의 대세를 인식해야 할 줄 안다.

특히 끊어진 경의선(서울_신의주) 철도의 복구합의는 남북경협의 인프라 구축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양측은 이를 위해 이른 시일내에 협의를 재개키로 함에 따라 이르면 연내 착공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과 북한 개성시 봉동리간 20㎞(남쪽12㎞, 북쪽 8㎞)구간만 연결하면 철마는 달릴수 있게 된다.

양측은 이 밖에도 조총련 동포의 고향방문 지원, 8·15를 즈음해 국내외에서 남북공동선언 지지행사 등을 갖기로 합의했다. 말하자면 북측이 요구한 ‘선동 선전’의 장(場)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된 셈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번 회담에 임한 북측 대표단의 자세변화를 평가한다. 종래의 남북회담은 북측의 ‘벼랑끝 전술’이나 ‘몰아치기 전술’로 인해 항상 냉랭한 분위기로 끝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6·15선언 이후 달라진 북측의 대화자세에서 화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한 점은 여간 큰 수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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