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동산고 1년때 간이 좋지 않아 심한 황달로 인해 1년간 쉬면서 야구를 못하게 되었을 때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야구를 한꺼번에 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필자가 2000 프로야구시즌을 맞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한화의 송지만에게 소감을 말해 달라고 하자 거침없이 이렇게 쏟아낸다.30일 현재 송지만은 타율(.346) 3위, 홈런 (27개) 3위, 최다안타(123개) 2위, 타점(71점) 공동8위, 출루율(.410) 6위 등 거의 모든 기록이 생애 최고성적이다. 1996년 한화에 입단한 송지만은 올 시즌 선수로서 만개했다. 입단동기생 박재홍, 이영우, 손혁, 홍원기 등이 자신보다 많은 계약금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스스로 한 맹세는 열심히 해서 꼭 연봉에서 앞지르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결혼하기 전까지는 신앙과 야구밖에 모르고 살았다.
노력의 대가로 생전 처음 2000 올스타 베스타10으로 출전했고 MVP로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일회성에 그칠 것 같지 않은 송지만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178㎝, 84㎏으로 야구선수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인데도 어떻게 홈런을 펑펑 쳐내고 많은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입단때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조언을 구하는 황병일 한화 2군타격코치와 본인에게 직접 들어본 결과 기마자세로 하체를 안정시켜 빠른 볼과 변화구에 대처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자세에서 지난해에는 배트를 세웠으나 올 시즌에는 배트를 눕혀 정확성과 배트스피드가 좋아졌다고 한다. 여기에 일주일에 3~4회씩 꾸준하게 해주는 웨이트트레이닝이 홈런양산의 비결이다. 현재까지 홈런을 쳐낸 구질은 직구13개, 변화구 14개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볼이면 구질을 가리지 않았다. 앞으로 송지만에게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벌써부터 견제가 심해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는데 심리적 압박에서 오는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타이틀경쟁에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직접 부딪치는 수 밖에 없다. 이승엽, 박재홍 등과 함께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대형선수로 꼽히는 송지만이 꾸준한 자기개발과 노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다.
/경인방송 해설위원
입력시간 2000/07/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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