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폐업을 결의한 대한의사협회가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집행부인 상임이사회와 강경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중앙위원들간의 갈등이 ‘갈 데까지 간’ 느낌이다.
‘형님’격인 상임이사회는 의쟁투가 명분없는 재폐업을 끝내 고집한 데 대해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고 의쟁투는 상임이사회가 ‘조건부 재폐업’운운하는 바람에 일사불란해야 한 의협이 오히려 뒤죽박죽이 됐다고 맞서고 있다.
○…30일 밤 의쟁투 중앙위원회 및 상임이사회 연석회의가 끝난 뒤 주수호(朱秀虎) 의쟁투 대변인은 “올바른 의약분업을 위해 8월1일부터 폐업키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1일 오전 상임이사회는 이 결의를 전면 부정하는 입장을 내놓고 사실상 의쟁투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폐업투쟁에 대한 긴급 상임이사회 개최 결과’라는 제목의 자료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우리(상임이사들)에게 폐업 돌입 시점 등을 위임한 만큼 투쟁의 시기를 8월15일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한 상임이사는 “재폐업 결의는 의쟁투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연석회의가 단 1시간30여분만에 끝났고 의쟁투 대변인이 발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이사들은 31일 전원 사퇴했다.
○…다급해진 쪽은 의쟁투. 의쟁투 지도부는 31일 하루 종일 상임이사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시·도의사회장들까지 상임이사회의 ‘조건부 폐업’에 동조, 재폐업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의쟁투의 한 중앙위원은 “의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의협 내부 분열인지도 모른다”며 “상임이사들과의 의견조율이 재폐업 성공의 관건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의협 내부에서는 재폐업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폐업률이 저조할 경우 의쟁투의 존립을 위협할 것이 분명하고, 높게 나타나면 의쟁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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