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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초체력 "실상은 IMF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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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초체력 "실상은 IMF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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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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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펀더멘털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2년8개월간 성장률, 물가, 국제수지 등 3대 거시 지표를 금과옥조로 삼아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주장하지만, 학계등을 중심으로 “펀더멘털의 핵심인 기업 및 금융기관의 수익성, 재무구조등은 IMF체제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높다.

정운찬 서울대교수는 31일 “펀더멘털은 기업 및 금융기관의 수익성, 지배구조의 선진화, 회계의 투명성 등 우리경제의 튼튼함을 파악하는 미시적 개념인데도, 관료 및 발전 경제학자들이 거시 지표개념을 펀더멘털로 혼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거시지표를 지렛대로 삼아 허약한 경제실상을 은폐시키고 있다”며 “부실 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퇴출 등 과감한 개혁을 하지 않으면 제2 환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8%), 물가(2.5%안팎), 경상수지 흑자(100억∼120억달러)등 낙관적 전망치를 바탕으로 난치병에 걸린 펀더멘털 실상을 외면한채 국민들에게 위기불감증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펀더멘털이 취약한 것은 정부의 땜질처방 및 정책혼선, 시늉만 낸 기업및 금융기관 개혁 등이 겹쳐 구조조정이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우 등 76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에 잠겨있는 은행여신이 104조원에 달하고, 이들 기업중 60%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국민혈세만 낭비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1999년 외부감사를 받는 4,800개 기업중 잠재부실기업의 차입금규모가 1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30대재벌들의 200%이하 부채비율 축소는 계열사간 순환출자및 대규모 증자 등 편법으로 이뤄져 천문학적인 부채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금융기관 부실해소에 100조원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금융기관의 부실규모는 아직도 80조원에 달해 재무건전성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잘못된 금융관행, 낙후한 은행의 여신심사능력, 감독당국의 허술한 감독체계도 종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교수는 “수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치르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의 퇴출을 지연시키는 기업구제, 경기부양정책은 제2의 경제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별나무(펀더멘털)가 잘 자라면 숲모양(거시지표)도 좋아지지만, 숲모양이 좋아보인다고 그 안의 나무까지 양호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통계적 착시이자 심각한 정책오류”라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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