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만큼 연기자들에게 곤혹스런 계절이 없다. 특히 NG가 많이 나는 코믹물은 더더욱 그렇다.양복을 입고 한 장면을 찍기 위해 두세 시간을 뜨거운 태양 아래 서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MBC가 ‘느낌이 좋아’ 후속으로 7일부터 방송하는 새 일일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박찬홍 극본, 배한천 연출) 역시 코믹 멜로물이어서 NG가 많이 나 연기자는 괴롭지만 시청자는 즐거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침 드라마는 불륜 드라마라는 인식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사랑할수록’ 역시 그런 인식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지붕 세가족’ ‘오장군’ 등으로 홈 코믹물에 정평이 나 있는 작가 박찬홍은 “하루에 단 30분만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박장대소하며 웃을 수 있도록 극본을 쓰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구도는 사실 뻔하다. 앙숙 관계인 두 가정이 자식들의 사랑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김가네 이가네’를 비롯한 수많은 홈드라마가 이 구도를 채용했다.
하지만 이 구도를 이끌어갈 내용과 캐릭터들이 새롭고 알차다면 구도의 진부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시락 전문점을 운영하는 송학도(한진희) 가족과 이웃에서 중국요리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정만(양택조) 가정은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다.
서로 싸우는 어른들과 달리 송학도의 네 딸과 주정만의 세 아들은 서로를 챙기며 산다. 송학도의 두번째 딸 우희진과 주정만의 장남 이성용은 금지된 사랑을 하며 두 가정의 화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서민들이다. 요리맛으로 음식점의 자부심을 느끼는가 하면 돈 한푼 더 벌려고 악다구니를 쓰는 우리 일상의 모습들이 수놓아진다.
신데렐라 귀공자 등 우리와 먼 이야기가 화면을 채우는 요즘 ‘사랑할수록’을 통해 서민들의 웃음과 울음을 만날 수 있는 것만도 반갑다.
한진희 양택조 선우은숙 박해숙 등 중견 연기자들과 김여진 우희진 송선미 정소영 이성용 김홍표 정호영 등 젊은 연기자들이 호흡을 맞춘다.
평범한 그대로가 매력
▲김여진 누구?
그녀가 출연한 연극, 영화, 드라마, 그리고 실제에서 관통하는 이미지는 한결 같다. 차분함과 편안함이다. 영화 ‘박하사탕’으로 잘 알려진 김여진(사진·28). 그녀가 연기 생활 처음으로 일일 드라마 ‘사랑할수록’에 출연하고 SBS 주간극 ‘카이스트’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 연출가, 극본, 캐릭터를 고려한다. “오랫동안 대본을 보고 캐릭터 분위기 연출을 위한 사유의 여행을 떠난 뒤 몸에 배이도록 노력을 합니다.”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제가 지향하는 연기 스타일은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것입니다. 유행을 따르는 작품에서는 제 방식을 고수하기 힘듭니다” 고 말한다. 인기라면 물불 안 가리고 출연하는 요즘 젊은 연기자들과 다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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