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기밥솥, 승용차 등 ‘수입선다변화 제도’에 묶였다가 1년 전 풀린 일본제품들이 물밀듯이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수입선다변화 제도에서 해제된 16개 품목의 1년간(1999년7월~2000년6월)수입금액은 3억5,310만달러로 98년7월~99년6월에 비해 210.8% 증가했다.
용도별로 보면 소비재가 최근 1년간 1억4,56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2배나 늘었고 자본재는 1억9,290만달러로 91.6%, 원자재는 1,460만달러로 52.8%증가했다.
수입품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했다. 휴대용 전화기의 경우 99년 전체 수입품의 31.8%였으나 올 상반기 96.5%로 늘었고 컬러TV는 12.3%에서 17%, 소형 승용차는 26.4%에서 38.1%, 대형 지프는 39%에서 73.1%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입해제 품목의 대일수입이 급증한 것은 일본 제품의 품질과 가격이 아직 우리나라 제품에 비해 우수하다는 인식이 높은데다 최근 경기상승으로 외제선호 경향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선다변화해제 품목을 포함, 최근 1년간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총규모도 295억 1,660만달러로 직전 1년간에 비해 56.2%가 증가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입증가율 43.4%에 비해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978년 만성적인 대일 무역역조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수입선다변화 제도는 80년대에 600여개 품목까지 확대됐다가 지난해 6월 전면폐지됐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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