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코드기 추락으로 30년 안전신화가 무너지면서 초음속 여객기의 퇴장시기가 앞당겨 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콩코드기는 1970년대 이후 여객기로는 처음으로 초음속 시대를 연 최첨단 항공기로서의 독보적 지위를 누려왔다.
미국보다 앞서 초음속 여객기를 제작, 유럽 항공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했고 콩코드기 개발을 통해 축적한 항공기술은 그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항공업체에 전파돼 에어버스의 개발과 상용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량수송시대의 문을 연 대표적 항공기인 미국 보잉사의 B747에 비해 정원수는 4분의 1밖에 안되고 연료는 7배나 더 사용하는 비효율적이고 생산성없는 항공기로 전락한 것이다.
항속거리도 대서양을 겨우 건널 정도인 6,200㎞에 불과하며 초음속 돌파에 따른 소음문제로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도 극히 제한돼 있다.
게다가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4개국 항공사 연합은 지난 6월 최대 656명을 태울 수 있는 차세대 여객기 ‘A3XX’의 생산을 선언한 상태다. 세계 항공업게의 본격적인 대량수송 여객기 개발 경쟁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결국 항공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대수마저 적은 콩코드기는 기술적 개선이나 진보없이 30년을 보내면서 속도를 제외하고는 첨단 항공기로서의 기능을 대부분 상실한 셈이다.
그동안 파리_뉴욕, 런던_뉴욕간을 일반 항공기 소요시간의 절반인 3시간30분만에 돌파하는 신속성과 ‘상류층이 타는 비행기’라는 고급 이미지 때문에 높은 항공료(왕복 9,000달러)에도 불구하고 부유층 승객이 몰렸지만 이번 사고로 승객도 크게 줄 전망이다.
에어프랑스와 브리티시 에어(BA)는 오는 2010년까지 콩코드기를 운항하기 위한 투자를 마쳤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번 추락사고는 ‘초음속으로 나는 흰 새’의 신화가 전설속으로 사라지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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