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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내미는 與 고개젓는 野

입력
200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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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민주당은 28일 대야 공세수위를 낮추면서도 한나라당이 협상에 불응할 경우 임시국회 단독소집 방침을 기정사실화 하는 등 강온 양면책을 구사, 야당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실상 마비된 총무 라인 대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라인을 가동, 양당 3역회의에서 물꼬를 틀 것을 제안해봤지만 야당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오전에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선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약사법개정안만 우선 처리하고 나머지 현안들은 추후 협의해 처리하자는 타협안을 한나라당측에 던졌다. 2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제시한 ‘국회법에 따른 엄정한 처리’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은 것.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 후 “약사법 처리는 양당 총재의 합의사항인 데다 자칫 의약분업을 무산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한나라당도 거부할 명분이 없지 않느냐”고 야당을 압박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파행국회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수 있다”면서 밀약설 제기 등에 대해 재차 유감을 표명, 야당의 퇴로를 열어주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민주당측은 “밤 11시 59분 59초까지 임시국회 소집안을 들고 기다리겠다”면서 “31일 본회의까지 한나라당을 설득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협상을 통한 사태해결에 비중을 두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28일 민주당이 전날 대통령의 유감표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회 파행을 야당탓으로 돌리며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이중적 행태”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과 민주당 3역이 이날 오전 일제히 전화를 걸어 3역회의를 제의하는 등 ‘구애’에 나섰지만, “국회 파행의 원인 제공자가 먼저 매듭을 풀어야 한다”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민주당의 임시국회 소집요구에 대해 이총재 주재로 열린 당 3역회의에서는 날치기 사과와 무효선언 및 재발방지, 이총재를 겨냥한 밀약설 유포에 대한 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나라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이처럼 ‘여유’를 보이는 것은 이번 국회가 여당의 필요에 따라 열리는 국회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데다 의결정족수 미달 등으로 단독국회 소집도 쉽지 않은 현실적 측면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민주당이 단독국회를 강행하더라도 여야 전면전의 ‘도화선’이 될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나서기 보다는 약사법 개정안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여야가 이미 합의한 민생 현안만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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