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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우리곁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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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우리곁에 다가온다

입력
200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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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불사(護國佛事)의 상징이자 세계적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새천년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가 11월 해인사 성보박물관 개관에 맞춰 팔만대장경을 소재로 한 비디오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고, 팔만대장경을 고스란히 도판(陶板)으로 옮겨내는 팔만대장도경(八萬大藏陶經) 작업도 10년의 산고 끝에 올 가을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12월에는 팔만대장경 전산화작업이 9년의 작업 끝에 완료된다. 팔만대장경 원문과 우리말로 풀어 쓴 해설 등이 CD_롬 15장에 담기고,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게 된다.

8만 1,258장의 목판에 무려 5,300만자의 한자가 담긴 팔만대장경은 ‘부처님의 말씀’(經)과 ‘불자의 수행계율’(律), ‘석가 이후 제자들의 말씀’(論)을 고스란히 간직한 한국불교문화의 정수. 경전의 방대함 뿐 아니라 오자가 없기로 유명하고, 그 필체가 늠름하고 정교하여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남준씨 역시 일찍부터 팔만대장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해인사측의 제안과 맞아 떨어져 작품제작에까지 이르렀다.

해인사 성보박물관은 성철스님의 유지로 추진돼 3여년의 준비 끝에 11월 개관 예정. 박물관 2층에 설치될 백씨의 작품은 40인치 모니터 12개로 만들어지며 팔만대장경의 제작과정과 문화적 의미를 상징화한다.

팔만대장도경 작업은 통도사 서운암 주지인 성파스님이 1991년부터 시작했다. 팔만대장경의 앞뒤 합쳐 16만 2,516장을 실물과 같은 크기의 도판으로 옮겨놓는 작업이다.

흙을 잘 배합해 건조시킨 다음 섭씨 900도의 열에 초벌구이 한 후 팔만대장경을 탁본한 것을 등사해 다시 1,250도의 불에서 구워낸다.

서운암 옆 380평의 작업실에서 하루 9시간씩 작업해 온 지 벌써 10년째. 16만장에 이르는 도판을 만들었고, 남은 것은 3,000여장이다. 세계 불교사에 남을 장대한 불사가 10월께 완성된다.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추진해온 팔만대장경 전산화 작업도 현재 마무리 단계다. 연구소는 12월 6일 서울 88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CD롬 15장에 담긴 팔만대장경 전산본 발표 및 봉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경전 원문과 함께 한글로 쓴 해제서를 담았고, 불교 용어사전도 수록돼 경전의 이해를 돕는다. 고려대장경 연구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9년의 작업동안 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대장경의 현대화, 대중화에 있어 남은 과제는 한글 번역본 전산화 작업. 동국대 역경원에서 번역본을 낸 바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북한에서는 대장경의 절반 정도가 번역·출간됐다.

고려대장경연구소의 채윤기 사무국장은 “고전의 한글 번역에 상당한 인력을 보유한 북한과 힘을 합친다면 한글 번역본 전산화 사업이 더욱 내실있게 전개될 것이다”며 “국난극복의 염원으로 민관이 힘을 합쳐 조성한 팔만대장경이 통일의지가 무르익는 상황 속에서 더욱 의미있는 문화유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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