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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저항잡지 '기독교사상' 500호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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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저항잡지 '기독교사상' 500호 맞아

입력
200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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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독재 속에서 양심적 지식인들의 교양 필독서였던 월간지 ‘기독교사상’이 올 8월호로 지령 500호를 맞아, 내달 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 복음교회에서 기념예배를 갖는다.1957년 기독교의 사회참여 목소리를 대변하는 잡지로 창간된 ‘기독교사상’은 개발 독재의 권위주의 체제 아래서 때로 비판적 성찰과 저항으로, 때로는 대안과 비전 제시로 굴곡의 시대에 응전해 왔다.

당시 조금이라도 지성적인 기독교인의 서가에는 ‘사상계’와 함께 ‘기독교사상’이 꽂혀 있을 정도로 ‘기독교사상’은 기독교 지성의 잣대였다.

1974년 지령 200호를 낸 기념으로 마련한 전국 순회강연 때는 김동길·한완상·김용준·서광선 등 당대 지식인들이 대거 등장해 체제 비판의 목소리를 전해 대중의 막힌 가슴을 뚫었다.

이런 비판적 입장으로 ‘기독교사상’은 독재정권에는 위험한 잡지였다. 유신체제에서 비상계엄이 아닐 때도 공보부에서 사전검열을 받았던 것은 ‘기독교사상’과 함석헌씨가 내던 ‘씨알의 소리’뿐이었다.

1975년 5월호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 당했고, 5공시절인 1985년에는 ‘자진 정간’의 형식으로 사실상 폐간됐다가 이듬해 5월 복간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신학사상의 안테나 구실도 톡톡히 해왔다. 외국의 신학적 동향이나 새로운 신학사상이 이 잡지를 매개로 국내에 소개되고 논의됐다.

민중신학을 비롯해 여성신학, 정치신학, 아시아신학, 남미해방신학 등이 소개됐고, 기독교의 비종교화, 세속화, 토착화 등 기존 교단에서 논의되기 힘든 주제들이 진지하게 토론됐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진보적 출판물이 다양하게 나옴에 따라 예전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역사와 함께 하고자 하는 그 정신은 변함없다.

500호 권두언에서 발행인 김상근 목사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 ‘기독교사상’의 생명력은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에 달렸다”며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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