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장에서 테너가수로.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칸쵸네와 영화음악의 밤’무대에 쟁쟁한 국내성악가들과 함께 출연하는 박장식(朴章植·56)씨는 2년전까지만해도 대형시중은행의 고참지점장이었다.
1974년 서울은행에 입행, '은행장’을 꿈꾸며 25년 외길을 걸어왔지만 1998년 금융구조조정의 회오리속에 부산지점장을 끝으로 옷을 벗어야했고 이후 세일신용정보㈜상무를 거쳐 지금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업체인 태강벤처㈜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씨가 성악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고교(마산고) 합창부 시절.
음악과는 거리가 먼 은행원의 길을 걸으면서도 박씨는 발성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지점장이던 1995년엔 아예 성악강좌까지 수강했다.
이 때 교분을 맺은 테너 윤치호씨등 성악가들의 권유로 마침내 프로무대까지 서게 된 것이다.
박씨가 30일 부를 곡은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아리아와 영화주제가 '물망초’등 2곡.
박씨는 "이렇게 큰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성악은 이제 내 인생의 한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내달이면 애창곡을 취입한 CD음반이 나오고, 10월엔 독주회까지 열 계획이다.
박씨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항상 의욕을 잃지 않는, 멋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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