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된다는 겁니까?”대한치과의사협회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고령자들인 8·15 이산가족 평양방문단의 치아를 치료하겠다고 나섰지만, 통일부가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치과협회는 북한 적십자측이 가족 생사확인을 해준 우리측 방문단후보 138명 전원을 대상으로 무료치료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치과의사들의 결정은 TV나 사진에 비친 방북 노인들의 치아가 대부분 엉망인 것을 발견한 데 따른 것.
“가기전에 이를 완벽하게 고쳐 제대로 대화하고 식사하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앞니가 빠진 모습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한테도 좋게 보이지 않지요.”
그러나 통일부측은 28일 방북후보자 전원에대한 치료는 안되고 최종방북단 100명이 확정되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협회측에 통보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치아까지 치료받고 북에 가지 못하게 될 경우 해당 후보자의 반발 등 혼란이 예상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협회측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협회관계자는 “이산가족의 상봉을 도우려던 순수한 의도가 무너지는 느낌”이라며“노인들의 건강보다는 행정편의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통일부측이 주소와 명단을 넘겨주면 전국 각 지부를 통해 가까운 치과 병·의원이 노인들의 치아를 치료토록 할 계획이었다. 특히 치아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의 치료에는 최소한 1주일에서 열흘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