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이미지 시대다. 비트와 디지털 이미지는 사회와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했다.MBC의 ‘스페셜_Image 또 다른 나’(28일 오후 9시 55분)는 이미지의 의미와 본질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
정치인·연예인등 사례통해
이미지 역사와 본질 파헤쳐
학계와 일반인들 사이에선 이미지의 무차별적 범람을 단순한 쾌락이나 윤리적 결여로 파악하는 측과 이미지의 환상적 면모만을 찬양하는 입장이 맞서있다.
MBC는 이미지 메이킹의 역사, 이미지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이미지를 가공하는 사람들을 통해 조명한다.
55년 간의 반공 이데올로기는 무색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미지가 은둔과 성격파탄의 독재자에서 정상적인 지도자로 변화한 것은 이미지의 산물이다. 이처럼 이미지는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이미지에 죽고 사는 사람은 연예인들. 가창력 연기력에 상관없이 한번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하면 엄청난 인기와 부, 그리고 명성이 따른다.
가수 이정현이 대표적인 경우. 과거와 첨단 사이버 공간을 오가는 연출과 직절적인 가사를 통해 N세대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이미지의 명과 암은 가수 나훈아와 남진에게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1960년대 데뷔 후 10년간 가요계를 반분했던 두사람. 요즘 대중의 무관심 속에 놓여있는 남진과 달리 나훈아는 좀체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대중앞에 나설 때 찢어진 청바지 등으로 젊은 이미지를 연출해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맞붙은 미 대통령 후보 TV토론으로 촉발된 이미지 시대 이후,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할 것 없이 보다 정교하고 체계적인 이미지 가공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미지 범람은 본질보다는 형식을 중요시하는 등 천박한 문화를 양산하는 부작용도 크다.
제작진은 이러한 이미지의 부정적인 기능을 최소화하는 단초를 ‘아버지 나 누구에요’로 유명한 016 휴대폰 광고 모델 박용진에서 찾는다.
자신의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가공된 이미지로 반짝 떴다 사라지는 것과 달리 박용진은 못생기고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실체에 기반을 두고 이미지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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