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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북한의 국제무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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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북한의 국제무대 데뷔

입력
200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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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태국 방콕 쉐라톤호텔. "북한의 ARF가입을 지지하고 대외관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태국 수린 핏수완 외무장관은 제7차 ARF 외무장관회의 직후 발표한 의장성명을 통해 ARF의 새식구가 된 북한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고령의 백남순 북한외무상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쉬지 않고 다자회담, 양자회담에 참석, 대외관계 개선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회원국들의 환대에 회답했다.

지난해 7월 26일 싱가포르 만다린호텔.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행동이 한반도와 지역안정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데 우려를 표명합니다." 제6차 회의후 채택된 의장성명은 대북한 경고장이나 다름없었다.

그 다음날 한·미·일 3국 외무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든, 인공위성을 쏘든 경제·외교적 제제를 가하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북한은 그 만큼 국제사회에 우려의 대상이었고 위험스런 존재였다.

무엇이 불과 1년사이에 북한과 국제사회가 공존하는 모습을 연출했을까. 냉철히 따지자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도움없이는 경제난을 극복할 수 없다는 생존법칙을 깨달은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온 우리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물론 북한이 ARF에 가입했다고 해서 미사일이나 핵의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개방을 접고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은둔을 접기까지는 길고도 힘든 인내의 세월이 요구됐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진정한 일원이 되는 것을 지켜보는 데도 이에 못지않는 세월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김승일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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