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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휴가중 귀경 '정국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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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휴가중 귀경 '정국 처방전'

입력
200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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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7일 휴가중 귀경, 국회 파행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최근의 정치권 상황 전개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김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서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와 당3역등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밝힌 유감의 뜻은 다분히 중의적이다.김대통령은 우선 국회법 처리의 합법적 절차가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 한나라당의 국회법 개정안 상정 저지를 겨냥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국회에서 의안의 일방적 통과나 방해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명, 여당의 ‘날치기 처리’도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이처럼 김대통령이 여야를 포괄적으로 언급하면서 ‘양비론적 접근’을 시도한 데 대해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당의 총재로서가 아니라 행정부 수반으로서 입법부의 전체적인 모양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대통령이 귀경 일성으로 유감표명과 함께 국회의 조기 정상화를 촉구한 것은 약사법 금융지주회사법 추가경정예산안등 민생·정책 법안들의 표류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의 유감 발언속에는 여야 모두에게 제시하는 정국의 해법이 담겨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사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언급을 함으로써 야당에게 국회참여의 명분을 주려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다른 한편으론 현안인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문제를 정상적으로 토론·의결해 줄 것을 정치권에 촉구한 것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물론 민주당측은 대통령의 발언이 ‘사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과는 의안의 상정을 폭력적으로 저지하고 국회의장단을 불법 감금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해야 한다”며 짐짓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통령의 귀경에 대해서도 “당초부터 25,26일께 귀경, 서울 근교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단독국회 소집도 불사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론 한나라당에 대한 적극적 설득에 나서기 시작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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