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마인드가 얼어붙고 상반기까지도 잘 나가던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한여름의 열기를 내모는 괴담과도 같은 공포 스토리에 시달리고 있다. 닷컴으로 대변되는 인터넷 기반 벤처 사업의 성공신화가 이제는 지나간 춘몽이 된 것으로, 그나마 남은 줄거리도 시련의 연속만이 기다리는 것으로 회자되곤 한다.건실한 벤처마저도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고, 무늬만 닷컴인 기업들이 걸러지게되어 잘된 것이라는 침착한 조언도 들린다. 그러나 활로가 선명히 드러나지 않아 닷컴 기업가들의 가슴은 답답하고 애가 탈 뿐이다.
인터넷과 정보화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벤처산업의 부상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이 우리의 미래에서 차지할 전략적, 정책적인 비중은 사실상 변한 것이 없다. 이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닷컴 사업자가 직면하고 있는 시련의 치유 방안은 무엇일까.
지금 닷컴 기업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괴물을 한 방에 제거할 은탄은 없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안은 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모든 현명한 방안과 지원을 동원하여 ‘화살을 많이 쏘아서 코끼리를 잡는 것’이다.
고정관념의 탈피는 닷컴의 생명이다. 그러나 초점이 기존 관행의 비효율을 기술과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어 해결하기 위한 치밀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모델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 반짝이는 단편적 아이디어나 ‘튄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수익모형이 만들어질 수 없다.
수익모형이 단기적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구상이 기존 산업의 관행과 사고의 전형적 패턴을 벗어나면서 비효율을 제거하고 이를 사업적 기회로 연계시키는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있는 기업은 지금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닷컴의 역량이 사업 모델만으로 승부가 나는 것은 아니다. 균형잡힌 역량의 축적과 활동의 전개가 필수적이다. 마케팅과 기업간 제휴, 시장 및 고객 관리, 기술협력 등 대외 활동을 위한 역량을 축적하는 한편 내부 프로세스의 정비와 기술개발 등 내적 역량이 균형을 이루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온라인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간의 연계관계를 예리하게 파악하여 역량의 강화와 기업간의 협력을 통해 이들간의 매끄럽고 균형적인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서비스와 제품이 도달하는 시장의 범위와 도달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사업 기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야 한다.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사업의 기회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경쟁이라는 현상과 동전의 앞뒤와 같이 붙어 다닌다는 것이 사업 기획에 반영되어야 하며, 닷컴의 시장 접근 방식을 컴퓨터나 이동전화에 묶어두지도 않을 기술의 진보 양상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닷컴은 유행이 아니다. 신생 산업의 서막이며, 기존 산업의 미래이고, 국가 경제의 희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같은 요건을 갖춘 닷컴 기업이 등장하고 시련을 극복하여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기업가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며, 노력하는 현명한 기업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지원해 주어야할 필요가 있다.
투자로부터 회수를 기대하는 기간이 과도하게 짧다. 이 것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추세, 시장의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요건을 갖춘 닷컴 기업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그 시점상으로 이제서야 그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 지향적이고 판단력 있는 현명한 투자 마인드의 확산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뿐아니라 경제 전체를 위한 국가적 자산이 될 것이다.
/조남재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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