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 작가인 재일동포 유미리(32)씨의 고백 수필집 '이노치(命·목숨)’가 일대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6월말 쇼각칸(小學館)에서 나온 이 책은 발매 한달만에 18만부가 팔려 나가면서 전국 주요 서점에서 잇달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지난해말부터 5월말까지 슈칸(週刊) 포스트에 연재돼 커다란 반향을 불렀던 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방송국 문예담담 기자와 사랑에 빠지고, 유부남인 줄을 알고서도 헤어지지 못하고, 아이를 가져 고민하다가 우연히 목숨의 소중함에 눈떠 미혼모의 길을 택하고, 아들을 낳아 키우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썼다.
또 한때 동거했고 미혼모의 길을 선택한 후에 다시 함께 산 연극인 히가시 유타카(東由多加)의 암투병과 죽음의 과정도 곁들였다.
독자층은 20~40대로 폭넓으며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다. 출판사의 설문 조사 에서는 '마치 내 얘기같았고 다 읽은 후 조금은 의지가 강해졌다’ '목숨의 소중함이 뼈에 스민다’ '소년원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등의 의견이 많았다.
일본 사회에 만연한 혼외 정사와 목숨을 가볍게 아는 사회 풍조가 인기의 배경인 셈이다.
반면 주간지 연재 당시부터 나왔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성장 과정과 붕괴된 가족 상황 등 자신의 얘기를 글로 써 왔던 작가가 마침내 자신의 아이까지도 상품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장 권위있는 뉴스인 TBS의 '치쿠시 데쓰야(筑紫哲也) 뉴스 23’이 31일과 8월1일 2회의 다큐멘터리로 방영할 예정이어서 '이노치’의 장기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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