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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애니가 만나… 즐거운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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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애니가 만나… 즐거운 환상

입력
200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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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다시 찾아온 ‘환타지아’는 전혀 늙지 않았다. 여전히 아름답고 환상적이다.클래식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멋진 결합으로 찬사를 받았던 월트 디즈니의 1940년 작 만화 영화 ‘환타지아’. 그것을 새롭게 각색한 ‘환타지아 2000’이 8월 5일 국내 개봉된다.

‘환타지아 2000’은 클래식 음악 여덟 곡을 애니메이션으로 엮은 작품이다. 음악을 들을 때 떠오르는 상상을 화면으로 옮긴 것. 곡마다 한 편씩, 그러니까 여덟 편의 애니메이션 연작인 셈이다.

1940년 판에서 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만 놔두고 다른 곡은 다 바꿨다. 즐겁고 놀라운 환상의 세계가 아름다운 음악을 타고 화면 가득 화려하게 흘러다닌다. 눈 뜬 채 꿈꾸게 만든다.

첫 곡인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은 추상화로 처리됐다. ‘빠바바 밤_’하는 그 유명한 주제가 폭발하면 화면에선 솟구치는 불기둥을 따라 나비떼가 어지럽게 날아오른다.

이어서 들리는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는 놀랍게도 날으는 고래의 전설로 옮겨졌다. 고래가 하늘을 날다니, 작곡가인 레스피기가 알면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다.

빙산이 뜬 바다를 헤엄치던 고래가 오로라 빛줄기에 둥실 떠올려지더니 하늘로 날아오른다.

귀여운 아기 고래가 사랑스러운 눈을 껌벅거리며 관객에게 수줍게 인사한다. 특히 정교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된 수십 마리 고래의 비행 장면은 압권이다.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 를 옮긴 ‘요요 하는 홍학’ 편은 웃음을 자아낸다.

홍학 동네의 ‘왕따’인 이 녀석이 긴 목과 다리를 움직여서 보여주는 요요 묘기는 챔피언 감이다. 요요의 긴 줄에 칭칭 감겨버린 다른 홍학들의 황당한 표정이란.

‘마법사의 제자’ 편 주인공은 디즈니의 간판 스타 미키 마우스. 60년 전 ‘환타지아’에서의 모습과 역할 그대로 얼굴을 내민다.

디즈니의 또다른 스타 도널드 덕은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환타지아 2000’에 데뷔, 노아의 방주에서 예쁜 사랑을 펼친다.

이밖에 거시윈의 ‘랩소디 인 블루’는 1930년대 뉴욕 풍경으로,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안데르센 동화 ‘용감한 장난감 병정’으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는 화산 폭발로 잿더미가 된 대지에 요정이 눈물을 뿌리자 생명의 초록 융단이 돋아난다는,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로 옮겨졌다.

클래식 음악 입문용으로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이 영화를 주저없이 권한다. ‘환타지아 2000’의 음악은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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