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개정안 운영위 날치기 처리를 전후한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의 끊임없는 말바꾸기가 빈축을 사고 있다. 그는 26일 “공식적으로 밝히는데 (한나라당과 자민련간의) 밀약은 없다”고 말했다.그는 불과 이틀전인 24일 운영위에서 국회법 개정안상정을 주저하는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에게 “한나라당에서 교섭단체를 15명선으로 해주기로 얘기가 다됐다”고 ‘한·자 밀약설’을 흘리며 날치기를 종용했다.
김대행으로서는 발등의 불인 교섭단체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전술’이었을 지 모르지만 여야는 김대행이 흘리는 ‘설’을 놓고 진흙탕 싸움에 휘말렸다.
밀약설에 대해 한나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대행은 25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JP가 22일 골프장회동 때 15분간 VIP룸 한 켠에서 사실상 단독회동했다”며 또다른 논쟁거리를 내놓았다. 한·자밀약의 정황에 무게를 실어 한나라당의 김을 뺀 것이다. 그러나 회동 배석자인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총재비서실장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대행은 25일의 ‘본회의장 거사’를 앞두고 24일 밤 한나라당의원들의 원천봉쇄가 예상된 서교동 자택으로 들어간 경위에 대해서조차 말을 바꿔 자민련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김대행은 기자들에게 “저녁을 함께 한 JP가 ‘집에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했다가 동석했던 자민련 의원들이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부인하자 “서교동 집에 오래살아 야당의원들이 봉쇄해도 빠져나올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또다시 말을 돌렸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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