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의 허정무(45)감독과 중국의 보라 밀루티노비치(55)감독에게 28일 한·중전은 서로 의미가 다르면서도 놓칠 수 없는 한판 대결이다.먼저 허정무감독의 마음은 이미 시드니올림픽에 가 있는 상황. 지금은 시드니에 함께 갈 3명의 와일드카드 선정에 고민 중이다. 허감독은 올림픽 예선에서 아시아팀을 상대하지 않기때문에 이번 한중전이 올림픽팀을 위한 평가전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더구나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직전(당시 차범근감독) 중국과 가졌던 최종평가전이 대표팀 선수들의 ‘부상잔치’였기에 허감독에겐 선수보호가 더 절실하다.
밀루티노비치감독의 사정도 마찬가지. 그의 마음은 벌써부터 2002년 월드컵 본선을 향해 있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지 않는 이상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무난하다는 계산이고 목표는 역시 월드컵 16강이다.
“내가 월드컵을 위해 중국에 왔지 ‘공한증(恐韓症)’탈피를 위해 중국대표팀을 맡은 것이 아니다”라는 한마디로 한중전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밀루티노비치감독은 86년 멕시코, 90년 코스타리카, 94년 미국, 98년 나이지리아대표팀 감독을 맡아 이들 팀을 4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 세계적인 명감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렇지만 양 감독 모두 마음속 깊은 곳에는 조금씩 걱정이 자리잡고 있는 눈치다. 지난 1월 대한축구협회가 밀루티노비치를 대표팀 ‘기술고문’으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 허감독은 은근히 불쾌감을 표출했다.
허감독으로서는 이번 한중전을 통해 세계적 명장 밀루티노비치에 한수 위의 지도력을 과시할 참이다. 밀루티노비치 역시 6개월간 중국에 살면서 공한증이라는 중국의 ‘정서’를 체험했다.
그는 5월 한국-유고전과 6월 이란컵대회가 열린 현지를 직접 찾아가 경기를 녹화하는 등 한국을 넘기 위해 남몰래 애를 썼다.
이준택기자
nagn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