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후 처음으로 이국땅에서 열린 남북 외무장관회담은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당초 예정시간인 30분을 넘겨 45분동안 진지한 논의를 하며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이행을 위한‘외교 공조’를 다짐했다.
○…회담의 주최측인 이장관은 이날 오후 5시25분께 로열 오키드 쉐라톤 호텔 2층의 리버사이드 3룸에서 먼저 나와 백외무상을 맞았다.
이장관이 “아세안+한·중·일 회담 의장인 수린 핏수완 태국 외무장관이 남북 역사상 가장 중요한 외교적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 발언권을 먼저 준다기에 일찍 오게 됐다”고 말하자 백외무상은 “피는 물보다 진한데 동족이 함께 이 자리에서 만나니 기쁘기 그지없다”고 화답했다.
백외무상은 이장관이 남북회담 대표단으로 서울을 방문했던 것을 상기하자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 이동복(李東馥) 전의원 등과 만난 사실 등을 회고하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장관과 백외무상은 회담이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와 회담결과를 묻는 질문에 “회담이 잘 됐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백외무상은 직접 “기자 선생들이 불편하지 않게 조선어와 영어로 문건을 통해 발표하겠다”며 회담결과 공동발표문을 수행원을 통해 나눠주기도 했다.
공동발표문은 우리측이 사전에 작성, 북한측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 배석했던 외교부 관계자는 “9월 유엔총회에서는 회담에만 그치지 말고 만찬·오찬도 함께 하자”는 이장관의 제의에 백외무상이“기꺼이 응하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회담장 주변에는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남북 외무장관 회담은 세계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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