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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번버스 타보셨어요

입력
2000.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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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다시는 무정차 통과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버스기사 김○○”지난달 28일 서울 청계2가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23·여)씨는 버스가 정류장에 서지않고 지나가자 버스회사로 항의전화를 걸었다. 며칠후 김씨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꾸러미안에는 버스회사 사장의 사과문과 담당 버스기사의 시말서, 2,000원짜리 공중전화카드와 무료승차권 각 1장이 담겨있었다.

21일 서울 노원구 불암동에서 시내버스를 탄 이모(30·여)씨도 운전기사의 인사에 화들짝 놀랐다. 수십년 버스를 탔지만 기사에게 인사를 받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불암동-용산구 후암동 구간에 45, 45-1, 45-2번 버스를 운행하는 태릉교통(대표 조상현·趙相鉉). 이 회사가 운행하는 버스에 올라타는 승객은 모두 ‘왕’이 된다. 불친절하다고 신고하면 운전기사의 ‘반성문’과 함께 버스요금을 돌려받는 것은 물론 공중전화카드까지 보내오는 등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릉교통이 친절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의 시내버스 서비스평가 조사에서 75개 업체중 71위에 그치자 노사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서비스개선 추진반’을 구성하고 서비스개선에 나섰다.

첫번째 사업이 수신자 부담 불친절 신고 전화를 개설한 것. 정류장 무정차, 배차간격 들쭉날쭉, 난폭운전 등의 불만사항이 접수됐고 추진반은 이를 하나하나 점검, 시정해 나갔다.

나아가 운전사 사진과 이름을 버스내에 게시하는 실명제를 도입하는 한편 지난 4월부터는 버스요금 환불제도 시행하고 있다.

승객들의 호응은 바로 나타났다. 친절운동 실시 이후 차량 1대당 하루 입금액이 2만원 정도 늘어났다. 이에 고무된 회사측도 매달 친절기사와 모범기사를 선정, 기사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민원이 제기된 기사에겐 예외없이 옐로우카드가 주어진다.

최승학(崔承鶴) 추진반장은 “시민들은 600원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버스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반가운 버스, 즐거운 버스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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