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부대 주변의 주민들은 요즘 또다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미군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면서 치안수요를 온통 미군부대에서 독점하고 있기때문.특히 서울 용산경찰서는 미군 뒤치닥거리에 날이 새고지는 형국. 5월 매향리 폭격사건 이후 연일 항의시위가 잇따르면서 관내 파출소 3곳의 순찰차가 아예 미군기지 출입구마다 24시간 고정 배치됐다.
지난달에는 외근형사들마저 미군기지 주변에서 심야 거점근무를 시작한 데 이어,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이 발생한 최근에는 경비·외사·정보부서 직원들까지 미군부대 경비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경찰이 민생치안에 통 신경을 쓰지 못하면서 용산서 관내에서는 최근 두달간 절도·폭력·강도 등의 범죄가 660건이나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건이나 늘어났다. 주민 김모(43·용산구 남영동)씨는 “요즘 부쩍 범죄가 잦아지고 동네 분위기도 전 같지 않아 다들 조금씩 불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용산서 관계자는 “온통 미군보호 업무에 치중하는 우리에 대해 주민들의 눈길이 곱지않음을 느낀다”며 “하지만 화염병 투척, 기지난입 등의 돌발상황 을 우려, 섣불리 경찰력을 뺄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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