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강의 멤버로 올림픽석권까지 노리던 케냐 남자마라톤팀이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대표선수를 전격 교체했다.케냐는 23일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고 있는 이른바 ‘로사군단’멤버로 구성된 남자마라톤 대표팀 3명을 교체, 2진급이나 다름없는 에릭 와이나이나(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 온도로 오소로(98시카고 1위) 케네디 체류이요트(2000로테르담 1위) 등 3명을 선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도쿄대회서 이봉주를 3초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자펫 코스케이와 세계랭킹 3위 모제스 타누이(99도쿄대회 우승), 올해 보스턴마라톤 우승자인 엘리야 라가트가 탈락했다.
지난 5월 올림픽대표로 확정했던 이들 트리오를 전격 퇴진시킨 케냐육상연맹은 정신력 해이와 훈련소홀을 교체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수관리와 행정의 투명성을 선수들이 요구한데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군단의 집중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던 한국마라톤의 기대주 이봉주로서는 시드니올림픽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가장 껄끄러운 상대들이 교체됨으로써 메달전망이 한결 밝아지게 됐다. 특히 새 대표멤버중 와이나이나는 이봉주와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맞붙어 패한 바 있다.
2시간6분54초가 최고기록인 온도로 오소로 역시 98년 시카고대회 우승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진 상태. 그나마 체류요트만 올해 로테르담대회(2시간8분22초)서 우승, 두각을 나타냈지만 이봉주기록에는 1분여 뒤진다.
육상연맹의 결정에 케냐올림픽위원회는 “메달도 못 딸 약체팀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등 비난여론이 일고 있으나 연맹측은 훈련을 감독하는 코치들이 교체를 권고했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편 여자마라톤 대표팀은 기존대표로 확정됐고 여자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케냐의 테글라 로루페는 1만㎙ 대표로도 선발돼 마라톤과 1만㎙에서 전례없는 2관왕 도전에 나서 게 됐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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